해외생활 517

내가 지금 있는 곳

쿠르드를 들락거리면서 근무하지 5년째다.이제는 뭐 솔직히 '아, 이라크에 들어왔구나' 라든지'오오 신기한 이 나라' 혹은'뭔가 신비한 것은 없나' 등등의 마음은 들지 않는다. 이제는 그저 삶의 한 부분처럼 자리를 잡았다고 해야하나, 회사일을 하다가 보면 정신 없어서 무신경해졌다고 해야 하나 뭐 그런 상황이다. 사실 쿠르드는 내가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더라도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전쟁 직후'라는 표현이 잘 맞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중동의 한 도시라는 표현이 적절한 곳으로 바뀌었다. 오늘 문득 아이폰 구글앱을 켜보니 오옷 술리에 대한 날씨와 정보가 나오는 것 아닌가!!아직 야후나 아이폰의 앱은 술리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역시나 구글이다. 뭐랄까 이제 이곳도 슬슬 사람이 ..

요사이 흐린 날이 많은 두바이

올 해 들어 부쩍 흐린 날과 비오는 날이 많은 두바이 입니다.오늘도 조금 전에 밖을 내다봤더니 흐린 하늘이네요. 이것도 소위 국제적인 기후변화의 산물인가 싶어서 옆자리에 있는 아티에게 물어봤더니 "그게 아마도 아부다비 때문이에요" 라고 한다. "무슨 소리야? 아부다비 때문이라니?" 했더니, "작년에 강수량이 너무 적어서 아부다비가 '올 해는 기필코' 하면서 인공강우를 위해 하늘에다가 약품을 뿌려댔다구요. 덕분에 그 옆에 있는 두바이까지 이런 것이죠" 라고 한다. 만약에 아티의 말이 맞다면 두바이 녀석들 비까지도 '인공'을 사용하는 것인가.암튼 지금 두바이는 바람불고 흐린 날이다. 야후 날씨에는 화창하다고 나오는데.... 역사니 야후 날씨는 많이 틀리는듯.

싱가폴에서 온 선물

출장 갔다가 돌아와서 오늘 첫 출근을 했더니 책상에 뭔가 놓여있었다. '앗 ㅇ씨가 왔다갔었군' ㅇ씨는 울 회사 HSE Manager 인데 싱가폴 사람이다.지금은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통통한 몸매를 가지고 있지만 소싯적에는 싱가폴 해군장교 (싱가폴에도 해군이 있었군) 였단다. 나름 위험한 지역에서 사업을 하다가 보니 이런 안전관련 매니져가 필요했고 ㅇ씨를 고용해서 보안상황이라던가 안전관련 진단등등을 수행한다.ㅇ씨는 뭐랄까 비정규직같아서 별로 작업이 없는 지난 몇개월간 잠시 짤랐다가 (음음 이런식으로 비용을 절약하는 겁니다) 이번에 작업을 시작하면서 다시 불렀다. ㅇ씨는 성격이 좋아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물로 나와도 수 많은 음주를 통해 나름 친해졌다.게다가 중국계 싱가폴 사람이고 정도 많아서 매번 싱가폴..

쵸코파이라는 존재

저녁을 먹을까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넣어두었던 쵸코파이를 꺼내서 우물거리면서 먹었다.역시나.... 맛있다. 이 쵸코파이는 참으로 이상한 존재인듯 하다.뭐랄까.... 한 마디로 하자면 '특수상황용'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나서 자라면서 주변에는 끊임없이 쵸코파이라는 존재가 있었고, 물론 수 차례 그것을 먹을 기회가 있었지만 그 때마다 '맛있다' 라든지 '오오 대단해'와 같은 감탄을 한 적이 없다. 대부분은 '으음 이게 왜 여기에 있지?' 하는 마음으로 그리 큰 마음을 먹지 않았다. 그러다가 쵸코파이라는 존재의 진가를 발견하는 곳이 바로 군대이다.훈련소에서 마지막 주에 특별히 허락되어서 PX라는 곳에서 구입된 쵸코파이. 허겁지검 입으로 넣었을 때 머리속을 울리는 그 전기같은 떨림. 그렇지만서도 이 ..

치과가 보이는 주말 풍경

일단 간만에 정말로 간만에 치과에를 갔었습니다.워낙 건치라서 충치도 없고 (이를 잘 닦는 ㅁㅁ군) 등등 별 문제가 없었는데 몇 주 전에 어금니 한쪽이 부셔져 버렸습니다.음- 당황되더군요.그런데 영국 출장이다 뭐다해서 미뤄지고 미뤄지다가 오늘에야 드디어 치과에 갔었다죠. "마지막 치과 방문이 언젠가요?""아- 그게 아직 학교를 다녔을 때니까....""마지막 스케일링이 언제였죠?""아- 그게.... 한국에 있었을 때니까...." 등등의 대화가 이어졌고, X-ray를 찍고 다시 의사 선생님 앞에 섰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앉았죠. "저기 여기 이 치아는...""그러니까 걔는 이미 치료한 녀석인 것이죠""녀석이 문제군요 -_-;;;" 선생님과의 이런 저런 대화끝에 다음의 결론이 났죠. - 일단 이가 부러진 곳을..

너무나 두바이스러운 퇴근길

간만에 칼퇴근 분위기인 오늘이었지요.바로 뒤도 않돌아보고 짐을 착착 꾸려서 지하로 가서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지하 2층에서 올라와 지상으로 올라가려는데 어헉- 원래는 차량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열려야하는 지하 주차장의 차단기가 작동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앞에 차가 몇번인가 앞뒤로 이동하면서 센서를 작동시키려고 해보고 나도 내려서 들어오는 쪽에 대고 리모컨을 몇번이고 눌러도 차단기는 꿈쩍도 하지 않더군요. 이러고 있는 중간에 뒤쪽으로는 차들이 주우욱 줄을 지어 섰습니다.운전자들이 나와서 상황을 확인하고는 "하아- 이새끼들 어제도 이러더니만""아까 확인 했더니 고쳤다더니만""아까 바로 제 앞에 차까지는 작동했다니까요""지난 번에도 이렇게 두 시간 같혀 있었는데. 아이씨" 등등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