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두바이 이야기

나의 두바이 관공서 답사기

mmgoon 2013. 1. 30. 19:43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제가 거주하는 두바이는 다른 중동국가에 비해 최상이라는 말로 이 글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아침이었죠.

며칠을 벼르던 서류를 하나 띄기 위해서 두바이 관공서 하나를 찾아가야 했습니다.

이미 울 회사 총무팀에서 필요한 서류를 다 준비해줬기 때문에 직원 하나 데리고 설렁설렁 모모 관공서로 향했지요.

참고로 두바이 관공서들은 10시에서 2시까지 밖에 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아침에 서둘러야 합니다.


역시나 큰 건물에 깨끗한 실내. 네, 두바이입니다.

번호표를 뽑는 곳에 같더니 터치 스크린으로 방문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번호가 분배되었고, 담당자가 지정되는 그 곳으로 가서 업무를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네 역시나 두바이죠.


그래서 신나게 표를 뽑아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내 앞에 관공서 직원 5-6명이 카운터에 앉아있고 어느 누구도 일하지 않는데, 다음 순서를 알리는 벨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결국 같이간 현지 직원이 카운터에 가서 이러저러 얘기를 하더니 돌아오더군요.


"그게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서...."


아니 그럼 저기 카운터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도데체 뭐지?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인샬라'하는 마음으로 또 기다렸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다시 기다리다 못해 부르지도 않은 카운터로 갔지만 뭐.... 다시돌아오더군요.


이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왠 녀석이 카운터로 지나갔고, 울 현지 직원이 아는 넘인듯 다가가서 예의 중동식으로 악수하고 환담하고 덕담을 한참 나누더군요.

그리고 현지 직원이 내게 와서


"저기 미스터킴 이쪽으로...." 합니다.


그래서 아까 찾아갔던 그러니까 본인은 담당자가 아니고 담당자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던 그 언뉘에게 다시 가서 서류를 내밀자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인지값을 요구했고 돈을 지불하자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서류를 줍니다.


서류를 받고 나오면서 문득 이런 질문들이 듭니다.


- 도데체 담당자라는 단어는 이 나라에선 개념이 다른가?

- 입구에서 뽑아대는 차례표의 진정한 목적은?

- 그렇다면 아는 친구가 없는 나와 같이 기다리던 수 많은 이들의 운명은?

- 이 관공서 직원들은 도데체 얼마나 받을까? 녀석들도 업무 스트레스라는 것이 있겠지? 그렇다면 그건 뭘까?



지난 번에 아부다비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야, 두바이는 아부다비에 비하면 총알이더라 총알"


했었는데 문득 아부다비 근무하시는 분들이 불쌍해지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