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두바이 이야기 68

두바이의 위상

솔직히 두바이는 지금까지 살아봤던 도시들 중에 절대로 1위는 아니다.겉보기에는 그럴사하긴 한데 이게 실제로 살다가 보면 뭔가 허당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곳이다.뭐랄까 졸부의 느낌이랄까 자기 것이 별로 없는데 여기 저기서 끌어다가 사막에 던져둔 느낌이 든다. 뭐 이정도의 위상이지만 두바이의 위상이 올라가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쿠르드에 죽치고 있는 날이 경과한 이후의 시기이다. 어찌어찌해서 예정보다 오랬동안 쿠르드에서 빈둥대다가 두바이에 착륙해서 택시로 집에 가다가 보면 별 일도 없는데 마음이 훈훈해지면서 두근거린다. 적어도 걸어나가서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고, 운전도 할 수 있고, 저녁길도 마음대로 걸어다닐 수 있고, 무엇보다 나만의 전용침대 그러니까 우리집이 있기 때문이다.뭐 '이게 뭐야'라고 생각..

UAE 국기 이야기

어느날 호텔에서 나오는데 이상한 깃발 하나가 정문에 달려있더군요.궁금해서 직원에게 물어보니까 "아아- 저거 두바이 깃발이자나요" 한다. '앗, 각 토호국들이 깃발이 있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찾아봤습니다. 자, 일단 이 깃발인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국의 국기입니다.기본적으로 범 아랍 색 (pan-Arab color)를 사용해서 만든 국기입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에서 볼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국기죠. 위의 국기 가운데 독수리 문장이 들어있으면 그것은 UAE 대통령기 (그러니까 두바이 국왕기)입니다. 범아랍 색 (pan-Arab color)는 검정, 흰생, 녹색과 붉은색을 말한다. 이 들은 각각 아랍 역사상에 존재했던 왕조나 왕국에서 기원한다. 1916년 아랍 해방운동 당시부터..

두바이 공항 게이트 이름이 바뀌었네요

지난 목요일에 발견한 것인데 두바이 국제공항의 게이트 시스템에 변경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에는 일련번호를 사용하는 시스템이었죠. 그러니까 대충 터미널 3은 200번대, 터미널 1은 100번대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번에는 게이트 번호 앞에 ABC를 붙이는 식으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기존 101-150번이었던 터미널 1의 게이트는 C1-50으로 바뀌었고, 터미널 3의 201-232게이트가 B1-32가 되었습니다. 우울한 터미널 2의 게이트들은 F1-6으로 바뀌었네요. 뭐 여기야 달랑 게이트가 6개고 떨어져 있으니까. 그리고 아마도 지금 짓고 있는 터미널 4를 위해서 A1-24 게이트를 할당해둔 것 같습니다. 참고로 터미널 4는 2층 비행기인 A380 전용 터미널이 된다고 하네요. 터미널에서 받은 ..

두바이 라마단 주말 그 두번째 이야기

아래 글을 쓰고는 몸을 추스려서 (애 낳냐?) 쇼핑몰로 향했습니다.라마단 첫 날이라 그런지 길에는 차가 거의 없더군요.쇼핑몰 주차장도 평소와는 달리 널널해서 쉽게 차를 댔습니다. 쇼핑몰은 예의 그 라마단적인 우울함을 보여줬습니다.카페와 모든 레스토랑 그리고 푸드 코트는 문을 닫았고, 힘없는 점원들이 지키고 있는 가게들은 한산했습니다. 그/런/데/허어억-카르푸에는 정말 발 디딜틈도 없이 사람들이 바글거렸습니다.그렇습니다.이게 라마단 시작이니까 마치 우리나라 설 전날에 재래시장에 시장을 온 외국인의 느낌인 것이죠.물건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가 휘휘휙 하면서 없어집니다. 참고로 금식월인 라마단 동안 아랍애들은 평소보다 더 먹어댑니다.물건을 채워도 채워도 없어지는 형국이니까 물건의 다양성보다는 양을 따지는 식의..

간만에 두바이 주말

지난 두 주 동안 아르빌에 있다가 돌아와 보니, 역시나 예상대로 집에 먹을 것들이 거의 없다.쉽사리 해먹을 수 있는 모든 식재료는 다 없어졌고, 일부 냉동식품들만이 뒹굴고 있었다. 결국 어제 저녁에 맥주 한 잔 하려는데, 안주거리가 없어서 냉동실에 있던 완두콩을 하나 남은 양파를 반을 잘라 투입하고 볶아서 안주를 대신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찬장을 싹싹 뒤져서 찾아낸 식재료는 소면, 양파 1/2개, 새콤해진 김치.겨우겨우 양파와 김치를 볶고, 국수를 삶고, 멸치+간장+쯔유를 이용해서 어떻게든 국물을 만들어서 아점을 먹었다. 아, 정말로 나가기 싫은데, 뭔가라도 사오지 않으면 저녁은 정말 밥해서 간장에 찍어먹는 어떻게든 막아야만 하는 사태가 온다. 뮤직뱅크만 보고 쇼핑을 나가야 겠다.밖은 열라 더워보이고, ..

라마단 기간동안 비무슬림인들의 에티켓

올해는 7월 20일부터 라마단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평상시와는 달리 라마단 기간이 되면 무슬림드은 낮동안 금식을 하는 관계로 더 신경질적이 되며, 차를 함부로 몰아대고, 폭식을 하게됩니다. 덕분에 외국인들 (솔직히 무슬렘에게도)에게는 짜증나는 한 달이 됩니다. 덕분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시기인데, 이 기간동안 비무슬림인들에게 바라는 에티켓입니다. 참고하세요. ----------------------------------------------------- 라마단 기간동안 공공장소에서 먹거나 마시는 행위는 엄하게 금지되며 이 규칙을 어기는 사람은 벌금이 부과됩니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이 기간동안 낮에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만 일부 음식점들은 배달 서비스를 합니다. 사무실에서 금식을 하는 동료 앞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