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두바이 이야기

짧고 저렴한 두바이 문화 여행 - Bastakiya

mmgoon 2011. 11. 28. 13:56
두바이에 살지만 솔직히 누군가 와서 두바이 관광을 하고 싶다고 하면 별로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다.
뭐 일단, 사막 사파리 보내고, 쇼핑몰 구경시켜주고, 제일 높거나 비싼 식당에서 뭐 사주고 등등. 결국 뭐랄까 너무 두바이 식이라서 휙휙 자동차를 타고 어딘가에 내려서 뭔가 이질적인 느낌의 것들을 구경하거나 구입하거나 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누군가 "당신 걸어다니는 것 좋아하자나? 그래 뭔가 찾은 곳 없어?" 라고 묻는다면 정말로 별로 할 말이 없다.
두바이는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관광객이거나 가난한 사람들 뿐이다.
그리고 두바이 자체는 문화가 깊은 국가의 수도였거나 하는 곳이 아니고 진주를 캐는 작은 어촌 마을이 최근 몇십년 사이에 급격하게 발전한 곳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올 해가 UAE 건국 40주년이다.

이런 상황에 예외가 되는 곳이 두바이에 하나 있는데 바로 지금 이야기 할 바스타키아 (Bastakiya) 라는 지역이다.

이 곳은 두바이의 구도심인 Bur Dubai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지역으로 두바이 소만 (Dubai Creek) 주변에 우리로 치면 일종에 민속촌과 박물관, 시장 (old souk)이 같이 있는 곳이다.
원래는 이란의 바스타크 지방 사람들이 모여서 장사를 하던 곳이란다.
그리 크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 볼 수 있는 (급하신 분이면 30분 -_-;;;) 곳이다.

지난 번에 다녀온 이야기를 소개하는데, 뭐 꼭 이렇게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고 이 지역을 보는 하나의 방법으로 참고하시길.

일단, 아침에 일어났더니 날씨가 좋다.
두바이는 겨울이 되면 천국과 같다. 온도는 20-30도 사이 정도이고 시원한 바람이 살살 불어온다. 게다가 습도도 낮다.
뭐랄까 걸어다니기에는 최적의 조건이 된다.
그래서 주말에 빈둥대다가 카메라를 챙겨들고 차를 몰고 바스타키아로 향했다.

아까 말했지만 바트타키아는 두바이 크릭 주변에 위치한다. (지도)


이 지역은 구도심이라서 주차가 힘들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을 추천하지만 뭐 나는 두바이 주민이니까 차를 몰고 갔다.
다행히도 자리가 딱 하나 남아 있어서 주차를 하고 주차비를 냈다 (1시간 2디람, 2시간 5디람)

카메라를 꺼내 들고 슬슬 작은 골목들을 따라 걸어 다녔다.
사실 이 곳은 아주 일부 (두바이 예전 성벽)를 제외하고는 새로 만들어진 민속촌 같은 곳이다. 그리고 미술 전시회가 많이 열리는 곳이다. 운이 좋으면 할아버지가 아랍어로 서예를 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볼 수 있고, 글의 내용에 대해서 물어볼 수도 있다.  당근 영어 된다.
아, 참고로 특정 전시회를 제외하고 이곳은 특별히 입장료를 받는 곳이 아니다.

(향수를 파는 가게)

(작은 소품들을 파는 좌판)

(작은 골목들이 있다)

(예전 주택들에 있던 air turnnel. 이 구조물을 이용해서 냉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런 나무들이 나와 있는 것은 다 냉각을 위한 용도란다)

(대문앞에는 이렇게 램프(파나)를 걸어두었었나 보다)


이렇게 걸어다니다가 보면, 솔직히 얼마지나지 않아 바스타키아가 끝이 난다. 뭐 작은 골목들은 충분히 매력이 있지만 뭐랄까, 두바이 돈도 많은데 조금 더 크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지역은 몇몇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인도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위쪽 지도를 참고해서 한 블록 정도 걸어가면 (도보 2분) 두바이 박물관이 나온다.

 
(박물관 정문. 예전 성채 모양이다)

박물관이라야 그리 크지 않지만 두바이의 예전 모습을 슬쩍 볼 수 있다.
입장료는 3디람씩이고, 자유로운 촬영이 안팍에서 가능하다. 뭐 누차 말하지만 그리 크지 않다. -_-;;;

두바이 박물관에서 걸어나와 두바이 시장 (Dubai old souk)으로 가면 시끄러운 두바이 시장을 볼 수 있고, 이 시장을 통과해서 빠져 나오면, 두바이 크릭을 건너다니는 수상 버스 (실제로 배 -_-)를 타는 정류장이 나온다.

관광객인줄 알고 1시간 유람에 100디람이라고 호객행위가 있지만 무시하고 (뭔 재미로 두바이 크릭을 한 시간이나 본단 말인가) 정류장으로 가면 여기 저기로 가는 배들이 있는데, 일단 젤로 가까운 Al Sabkha 그러니까 생선시장 근처로 가는 배에 올라탄다. 가격은 1디람. 10몇년간 줄곳 이 가격이다.
뭐 시간표는 있지만 대충 사람이 타면 출발한다.

(앞에 보이는 저 배를 타고 여기저기 다니는 것이다. 일종에 버스)

(배의 조정석. 베테랑들은 발로 한다는 -_-;;;)

(자 슬슬 출발)

사실 이 배는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 교통수단이다.
뭐 이런 이유가 더 멋있기는 하지만 약간 냄새나고 허술한 맛이 매력이다.



다시 1 디람을 내고 원래의 Dubai Old Souk 으로 돌아와서 차를 몰고 집으로 왔다.
총 2시간 30분 걸렸고, 비용은 주차비 2디람+박물관 3디람+물 1디람+배타기 2디람=8디람 (2500원)이 들었다.

혹시나 두바이에서 문화를 잠깐 시간내서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