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두바이 이야기

두바에서 운전을 한다는 것은

mmgoon 2012. 3. 14. 17:50

얼마전에 친구 녀석과 채팅을 하다가 이런 얘기를 들었다.


"야, 요사이 울 나라 외제차가 많아져 가지구 ... ... ... 

 암튼 이런 비싼 차랑 한 번 부딧히면 보험료로 충당이 안된다구... ... ... 

 어디 무서워서 운전하것어?"


맞장구를 쳐주다가 문득 든 생각이


'그런 정신자세(?)라면 두바에선 절대로 운전할 수 없을걸'


이었다.



예를 들자면, 어제 저녁에 이사 준비로 늦은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차를 몰고 돌아가는데 왠 차가 확- 하면서 끼어드는 것이다. 

'이론- 확 박아버려' 하고 앞을 보니까


 


마이바흐 한 대가 앞에 있었다. 

게다가 번호판에는 숫자가 달랑 2개 (참고로 두바이에선 번호 갯수가 적을 수록 부와 권력에 가까와진다. 

참고로 나는 숫자5개에 알파벳도 있는 번호판을 가지고 있다 -_-;;;;)




성격 죽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하고 암 생각없이 지하주차장엘 드러왔더니 왠 개념없는 녀석이 툭 튀어 나오게 주차를 해 두는 바람에 회전하다 부딧힐 번 했다. 


 

'녀석, 기껏 페라리 리미티드 에디션 구했으면 잘 주차해 뒀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주차를 시키려는데, 양쪽에 랜드 크루져들이 서 있다.




4.5리터 엔진의 신형 랜드크루져 사이에 후진 주차를 하고 있으려니 금색의 내 스포티지가 꼭 예전 금색 마티즈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제길 두 차 사이에서 그늘이 진다.




아침에 나오는데 오늘도 여지없이 바로 지하주차장 밖에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가 서있다.

아니 녀석 세차 좀 하지 하는 마음이 들 만큼 모래가 덮혀있다. 

첫 날에는 쫄아서 두 손을 핸들을 잡고 회전으로 회피했지만 이젠 무심해져서 걍 휙휙 회전을 해댄다.




 

두바에서 운전을 한다는 것은 전세계 온갖 명품차 사이를 뚫고 다니면서, 

어디서 구했는지도 모르는 X차를 몰고 다니는 서남아시아 사람들의 황당하고 터프한 운전을 피하고,  

어짜피 사고나면 외국인들이 잘못한 것으로 결론 난다는 것을 지식과 경험으로 알고 있는 개념 없는 

그리고 라마단이면 이 개념이 완전히 안드로메다로 떠나는 에미리티들의 차에 성격을 죽이는 것이다.


에궁 그나저나 지금 타는 금순이를 나중에 한국으로 가져가야 하나... 그런 생각이다. 이제 달랑 18000킬로 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