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75

슐레마니아-아르빌-비엔나

아침에 메일을 체크했다.이제 8시에 아침을 먹고 짐을 꾸리고 9시에 현장에 갔다가 아르빌로 올라가서 비행기를 타고 비엔나로 가면된다.뭐 긴 거리이지만 하던 일이다.중간에 별 문제 없기를 바라지만 어짜피 다음주에 또 다시 들어올 예정이라서 떨림도 없고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기쁨도 없다.하아- 돌아가서 출장보고하고 다시 돌아올 준비하다보면 친구들 만날 시간도 없을 것이다. 간만에 My Tam의 Uoc Gi를 듣는다.역시나 My Tam의 앨범중에 최고는 3집인 Yesterday and Now인 것 같다. 가끔은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자고 생각을 해도 문득 무의식중에 돌아보는 시간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대충 이렇게 되면 소소한 일상들이 나를 너무 눌러버리게 되는데,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역시나 비아침형 인..

즐거운 슐레마니아

아침에 인도 아저씨들이랑 회의를 마치자마자 슐레마니아로 차를 달렸다. 세시간 조금 넘게 달려서 슐레마니아 소재 神龍閣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왔다. 역시나 슐레마니아다. 언뉘야들의 복장이 전혀 중동이 아니다. 오오- 눈이 즐겁다. 간만에 나를 만난 카완 아저씨는 (그래봤자 나와는 한 살 차이) 그 동안 순전히 본인 마음대로 쿠르드식으로 꾸며댄 사무실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이거이거 벽시계인데 한 시간 마다 음악이" "오오" "이거 큰 맘먹고 비싼 커피메이커인데, 터키식 커피를 내려먹으면 캬- 그런 의미로 한 잔 하자고" "좋지" "이거 이번에 산 관상식물인데..." "역시나 사무실엔 식물이 필요해" 확실히 지난번 보다 사무실이 아늑해졌다. 뭐 지난번에 사다준 스캐너와 컬러레이져 프린터를 아직 설..

안개낀 아르빌

지난번에 아르빌을 떠날 적에는 모래폭풍이 불고 있었다.덕분에 비행기가 뜨네 안뜨네 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안개가 가득이다.안개는 해가 떠오르자 사라진다.중동의 나라같지 않은 기후변화가 있다. 이 나라는. 아르빌의 가을은 빨리 겨울로 이동하는 느낌이다.처음 왔을적에 온도가 43도였기 때문에 이런 시원한 가을같은 날씨가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다. 이제 한달 정도 있으면 아르빌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겨울이다. 슬슬 외국에 2주있고, 한국에 1주 있는 생활이 지겨워 오는데 오늘 1월중순에 요르단으로 운영베이스를 옮긴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로서 1월부터는 아에 한국도 바이바이인 셈이다. 뭐 시간과 돈 절약이 소중한 것이니까. 흠흠. 울 어무니는 또 요르단으로 놀러 오시겠군. 아침에 사무실에 와서 현지직원과 이..

이게 뭡니까

아침입니다.농협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부치고 비엔나 공항 터미널 A에 있는 카페에서 밀크티를 한 잔 하면서 메일을 체크하고 있다죠.예의 쿠르드 아저씨들은 약속을 또 일방적으로 파기를 했군요.덕분에 일주일간 준비한 우리쪽으로 또 바보가 되었구요. 문제는 이 덕분에 소장님이 이러는 겁니다 "아에 나오지 말고 두주만 더 거기에 있으라고""엥?""왔다갔다 불편하자나" 아직 우리 소장님 이라크란 곳에 한번도 오신적이 없다죠. 얼마 전에 발령을 받으셔서는 '뭐 이라크는 조금 나쁜 베트남이지' 라는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계신듯 합니다. 그러나 이라크는 '조금 나쁜 정도의 베트남'이 아닙니다. 그 곳은 이라크죠.일분 성령충만한 사람들 빼고는 특히나 저 같은 인간에게는 감옥과 같은 곳입니다.늘 하는 말이 '그 곳..

나는 새로운 것이 좋아

또 출장을 가느라고 인천공항에 있습니다.이제는 조용하고 인터넷이 잘되는 그런 곳도 잘 아는 관계로 조용하게 메일을 체크하고 답장도 쓰고 몇몇 통화도 공식적으로 끝내고 나서는 조금 있다가 인천공항에 오면 꼭 먹는, 일종에 전통이 되어가고 있는, 머핀과 커피를 사러갈 예정입니다. 다 예상된 대로 돌아갑니다.뭐 이대로 보잉747 대한항공에 올라타서 영화좀 보다가 쿨쿨 자고,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서 보딩패스 받은 다음에 맥주 한 잔 하고, 다시 비엔나행 비행기에 오르고 농협호텔에 들어가서 맥주 한 잔 더하고 쿨쿨 잔 다음에 내일 아르빌행 비행기에 올라 아르빌로 갈 겁니다.거기서 미팅을 하고 슐레마니아에 가서 현장보고 다시 이 길을 꺼꾸로 밟아서 한국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문제는....천성이 이런식으로 반복적인 ..

이라크 갑니다

뭐 또 갑니다. 이번에 가면 올 해에 마지막이라는 식으로 얘기하고 싶지만 뭐 제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지요. 앞으로 일들이 서로 싸우자고 달려들 예정이고, 암것도 모르는 하얀 마음의 높은분은 철없이 당신 임기내에 뭔가를 보시겠다는 말씀을 날리시고 있는 분위기에서라면 말이죠. 하아- 예수님이 "저들은 용서하옵소서. 저 넘들은 암것도 모릅니다" 하시는 말씀을 하셨을때 걍 '아아- 멋지군' 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소위 '암것도 모르는' 하얀 마음의 소지자들이 특히나 윗쪽에 있으면 피곤하단 것을 요사이 많이 깨닳고 있습니다. 암튼 암튼 이번에 가서 이거저거 해야하고 이사람 저사람 만나야하고 등등이지만 정작 지난번에 산을 타고난 이후 왠만한 일에든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경지가 되었는지 이젠 떨리지도 않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