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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553

사막에 가다 (4) 아침을 먹고 바로 간이 활주로로 정확히 말하자면 있었던 곳으로 갔다. 오늘은 사막에서 어떤 지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나는 최신 GPS장비와 디지타이징 된 지도로 무장을 단단히 하고 (이것도 내 일중에 하나다 -_-;;;) 길을 나섰다. 울 교수님이 늘 말씀하셨다 "넌 geologist야, 알간? 그러니까 지도하고 나침반이 있으면 절/대/로/ 길을 잃어버릴 수 없지!!!" 그/러/나/ 사막에는 사막의 법이란 것이 있다. 무슨 말이냐면 안전을 위해서 고용된 사람들 중에 그러니까 평생을 이 사막에서 살아온 할아버지가 한 분 계시는데 일종의 길잡이(path finder)의 역할도 하시는 것이다. 그러니 제 아무리 최신 장비를 들고 설친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 사막에서는 할아버지가 알려주는 방향으로 길을 가는 것.. 2007. 12. 16.
사막에 가다 (3) 저녁은 6시부터라고 하는데 아직도 한시간 반이나 남았다. 뭐하나... 사막에 있으니까 얼마 있으면 크리스마스라는 사실이 전혀 와닿지 않는다. 소장님께 보고 전화를 드렸다. 솔직히 이런 일 잘 안하는데, 학교 선배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난번부터 "그래, 예멘도 살만하지? 우리 함 같이 일해볼까나?" 라고 하는 말에 "아녀, 시러염" 이라고 매몰차게 말을 해댔기 때문에 미안해서 한 번 걸어줬다. 학교 선배라고 있는 인간이 후배를 지옥으로 인도하려 하다니.... 살레 아저씨가 저녁 먹으러 가자고 해서 식당엘 갔다. 아앗! 식당 앞에는 약 20여마리의 고양이 떼가 있었다. 게다가 이 넘들.... 마치 개들처럼 떼지어 다니면서 밥을 먹고 나오는 사람들을 졸졸 따라가면서 뭔가 먹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 2007. 12. 16.
사막에 가다 (2) 다시 한 시간을 달려서 우리 회사 소속 생산유전으로 왔다. 현장 총책임자는 '이것들이 왜 기어왔지?' 하는 얼굴로 그러나 얼마 안있으면 연봉협상이 기다리고 있음을 감안하여 "어서오세요. 환영합니다" 라고 오버연기를 보여준다. 대충 CPU (central processing unit)의 시설을 보고 숙소에 들었다. 솔직히 여기에 온 이유는 시설검사가 아니라 점심하고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오늘 숙소를 구하기 위해서다. 여기가 아니면 사막에서 노숙을 하거나 (그럴수는 없자나!!) 지난주에 납치사건이 났다는 아타크(Ataq)에 있는 호텔까지 50km 넘게 가야한다. 게다가 내일 봐야하는 시추예정지도 여기와 가깝다. 다 인생이 그런 것 아니겠냐는 생각으로 얼버무리고 있다. 숙소는.... 뭐 예상대로 컨테이너를 개.. 2007. 12. 16.
사막에 가다 (1) 그 동안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도시이자 게다가 이 나라의 수도인 사나라는 곳에서 지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현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예멘에 총 4개의 광구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 두 광구가 서로 인접해 있어서, 현재 생산중인 광구와 내년에 시추를 할 광구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앗 갑자기 일 얘기가 섞이자 글이 딱딱해지는군. 말은 이렇지만 솔직히 예멘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알려진 곳 그러니까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시설을 보러가는 것이다. 아무도 같이 가겠다고 나서는 인간들도 없이 막내 하나만 데리고 가게되는 모양새를 봐도 그렇다. 아직도 예멘에는 부족간의 마찰이 있고, 또 외국인에 납치가 빈번하고, 총기사고도 빈번한 그런 곳이다. 아아- 덕분에 실시간으로 글 올리기는 당근 불가능하고, 무거.. 2007. 12. 16.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염려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갔던 일들도 무사히 (정말 무사히라는 말을 많이 쓰게되는 이 곳입니다) 다 잘 되어서 지금 열심히 보고서를 쓰고 있습니다. 의외로 겨울이라서 사막이 그리 덥지 않아서 잘 버텼다죠. 그리고 야생 낙타도 보고, 베두인족 처녀들도 (물론 먼 발치에서) 봤습니다. 뭐냐.... 다녀왔더니 엄청난 이메일과 문서들이 기다리고 있네요. 정리되는대로 사진 올릴 예정입니다. 아까 어머님과 통화하니까 서울은 춥다던데.... 가져온 두꺼운 옷이 없으니 다음주에 서울 돌아가면 엄청 떨겠군요. 암튼, 무사귀환입니다. 2007. 12. 13.
내일 현장엘 갑니다 "뭐냐? 지금까지는 그럼 어디 있었다는 거냐?" 라고 물으신다면 나름 이곳도 현장은 현장이지만 아무리 후지다고는 해도 명색이 예멘이라는 나라의 수도에서 뭐 실제로는 가정주택을 개조한 곳이지만서도 사무실에서 근무를 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내일 그러니까 영화에서 많이 보던 거치를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현장엘 갑니다. 그 동안 바다 한 가운데 현장에만 다니다가 사막 한 가운데로 가려니까 나름 신기하기도하고 '뭐 현장이란 다 똑같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에는 헬리콥터가 아닌 경비행기 (우리는 fixed wing이라고 부릅니다)를 타고 갑니다. 이유는.... 헬리콥터는 낮게 날아가기 때문에 우리 알카에다 형님들이 RPG등으로 격추한다고 하더군요. -_-;;; 덕분에 더 높이 나는 녀석들을 타고 다닌답니다.. 2007. 12. 11.
캐논 IXUS 70군의 활약 예멘으로 출장을 오기 전에 급한 마음으로 똑딱이 카메라를 하나 찾았다. 예멘 출장의 정치적인 역학이라든가 들고 갈 짐들의 무게 등등을 고려할적에 아무래도 DSLR인 300D군은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사무소 쪽에서도 예멘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으니 SLR은 자제하라는 (외국 기자인줄 안단다) 말도 들었다. 이런 상황에 늘 들고 다니던 산요 Xacti군은 불행하게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날아오는 도중에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아아- 늘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하는데 -_-;;; 결국 급한 마음으로 total proven technology 및 slow adaptor 정신을 살려서 이 캐온 익서스70군을 인터넷을 통해 구입을 했다. 선택의 주요 기준은 1) 안정적인 기계일 것, 2) 적정한 가격을 위한 최신기종이 .. 2007. 12. 4.
염장지름을 당하다 다들 아시다시피 지금 저는 중동 최빈국이자 술도 없고 여자도 없는 (저에게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죠 -_-;;;) 그리고 알카에다 형님들이 뛰노는 게다가 여행 제한국가인 예멘의 수도 사나라는 곳에서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나라 사람들....딱히 나쁜 것 같지는 않은데, 머리가 엄청나게 않좋습니다.지금 사무실에 있는 나름 훌륭한 학벌에 인간들을 다 모아서 일을 시켜도 베트남에 있는 옥이 하나가 하는 일도 못합니다.소위 drafter라고 뽑은 인간이 그림 한 장 그리는데 지금 장장 일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베트남 투이라면 2시간이면 떡을 칠 그림입니다. 누가 베트남 친구들이 느리고 일 열심히 안한다고 합니까.여기 예멘 애들에 비하면 총알이고 견마지로 수준의 일을 하는 겁니다.덕분에 그림이.. 2007. 12. 3.
호텔에 계속 있게된 사연 이곳으로 떠나오기 전에 지금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뫼벤픽 호텔에 예약을 했습니다. 예멘은 대충 짐작을 하시겠지만 그리 호텔 사정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정상적인 생활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호텔에서 기대하는 그런 상황을 기대하려면 대충 3개 정도의 호텔밖에 없습니다. 암튼 소위 스위스식 친절을 내세우는 (도데체 스위스에 친철함이 있는건가요) 뫼벤픽에서 빈둥대고있는데 편지를 한 장 받았습니다. 내용인 즉슨.... '예멘 정부에서 주최하는 Forum for the Future라는 것을 하는 기간동안 호텔을 나가주십사'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뭐, 이넘의 정부 충분이 그럴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그러니까 정부주최 국제회의를 하겠다고 모든 5성급 호텔을 완전히 정부가 일주일간 뺐어버린 겁니다. 주위의 얘기를 종합해보.. 2007.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