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171

내가 지금 있는 곳

쿠르드를 들락거리면서 근무하지 5년째다.이제는 뭐 솔직히 '아, 이라크에 들어왔구나' 라든지'오오 신기한 이 나라' 혹은'뭔가 신비한 것은 없나' 등등의 마음은 들지 않는다. 이제는 그저 삶의 한 부분처럼 자리를 잡았다고 해야하나, 회사일을 하다가 보면 정신 없어서 무신경해졌다고 해야 하나 뭐 그런 상황이다. 사실 쿠르드는 내가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더라도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전쟁 직후'라는 표현이 잘 맞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중동의 한 도시라는 표현이 적절한 곳으로 바뀌었다. 오늘 문득 아이폰 구글앱을 켜보니 오옷 술리에 대한 날씨와 정보가 나오는 것 아닌가!!아직 야후나 아이폰의 앱은 술리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역시나 구글이다. 뭐랄까 이제 이곳도 슬슬 사람이 ..

쿠르드의 일상

일단에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씻은 다음 (누가 봐준단 말인가) 츄리닝을 걸치고 거실로 나가면 제니퍼 아줌마가 아침을 줍니다. 아침은 거의 매일 항상 언제나 똑같죠. 밥, 게란 후라이, 김치. 여기에 높은 분들이 있으면 스팸이 추가됩니다만 요사이는 혼자 지내기 때문에 스팸은 구경하지 못합니다. 밥을 먹고 가방을 챙기고, 커피를 한 잔 들고 사무실로 출근을 합니다. 사무실까지는 도보로 1분 걸립니다. 네네 바로 옆옆 건물이니까요. 노트북을 켜고 오전 일과를 시작합니다. 대충 별 일 없이 지나죠. 심심할까봐 중간중간에 정전이 약 2회 정도 됩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다시 걸어서 아가 아침을 먹은 자리로 되돌아 옵니다. 역시나 제니퍼 아줌마가 점심을 주죠. 점심은 국과 밑반찬이 주를 이루고 황당하게도 삼겹살이나 ..

오늘의 사건 사고 소식

(도데체 이런 언니들은 어디 가면 볼 수 있는거야!!!) 뭐 이라크에 있기 때문에 종종 정도 메일들이 도착을 한다.오늘도 어김없이 이 동네 사건 사고 소식을 접했는데.... 일단 오늘 아침에 인근 키르쿡에서 차량 2대가 폭발해서 2명이 죽고 다수가 다치고 동네 가게들과 세워두었던 자동차가 파괴되었다는 소식. 음.... 뭐 이제는 이 정도는 큰 사고가 아니니까 본사 정보보고 거리는 되지 않고 (4년차의 무심함이랄까 훗-) 중앙 정부와 쿠르드 간에 영토 문제로 얼마 전에 양측에서 군대를 파견해서 짜잔하고 대치 중이었는데 어제 양측의 대표가 만나서 양쪽의 군대가 다시 원래 위치들로 돌아가기로 합의 했다고 하는데, 정작 아르빌 그러니까 쿠르드쪽에서는 협상 대표녀석은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 넘이 아니라고 일축...

긴 주말이 될 듯 합니다

어제와는 달리 해가 반짝 떠서 즐거운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이메일이 하나왔습니다. 제 10회 Moharram (이건 도데체 뭐지?) 이 이번 주 토요일 그러니까 내일 모레입니다. 토요일이 주말인 관계로 연장해서 일요일이 휴일이 되겠습니다. 뭐, 쿠르드야 두바이에 비해 2-3배 정도 휴일이 많은 곳이니까 하는 생각을 하고 나니, 오늘 근무하고 나면 내일부터 일요일까지 장장 3일의 연휴가 생긴 것을 알았다죠. 만일 이게 두바이라면 가슴 두근 거리면서 뭔가 계획을 세웠겠지만.... 네, 이곳은 이라크 쿠르드죠.그게 비록 10일의 연휴라고 하더라도 별로 할 일이 없다는 겁니다. 아, 이번 연휴엔 뭘 하고 시간을 때워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가을이 찾아온 아르빌

두바이도 요즈음은 여름에서 겨울로 바뀌는 시기입니다.그렇지만 뭐 그리 아름답기 보다는 엄청난 모래바람과 안개가 출몰하면서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고 뭐 그런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르빌의 이 시기는 우리나라의 가을과 비슷합니다.하늘은 맑고 아침저녁으로는 시원한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덕분에 에어컨이 고장난 사무실에서도 어느정도 견딜만 하고, 저녁이 되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야외에 앉거나 돌아다니기가 좋은 그런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봤더니 맑고 화창한 날이 밝았더군요.뭐, 샐러리맨이니까 어짜피 하루 종일 사무실에만 앉아있겠지만 두바이에서 보지 못했던 가을을 만나니 기분은 좋네요.

아르빌 내 책상에 있는 메모지

우리 나라가 아닌 어딘가를 여행하거나 혹은 거주하게 될 때 문득 '절대로 이곳에서 만날 가능성이 없는 것들' 을 마주칠 때가 있다.예를 들어 쿠르드 어디메쯔음에 지도에도 잘 안나오는 산을 넘고 있다가 문득 찌그러진 하이트 맥주캔을 본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오늘도 아르빌 사무소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문득 책상에 놓여있는 메모지가 하나 눈에 띈다. 자세히 쳐다보니 이건 이라크 쿠르드 아르빌 책상에 놓여있을 확률이나 가능성이 극도로 적은 그런 메모지였다. 도데체 누가 어떤 연유로 이것을 내 책상에 가져다 놓았을까? 1. 나는 진가네 뼈 해장국 집이란 곳을 모르고 당연히 가본적도 없다. 2. 아무리 바라보아도 이 메모지는 손님에게 사은품으로 주는 그런 성격의 것이 아니다. 3. 설사 이것을 한국 어디메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