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가 아닌 어딘가를 여행하거나 혹은 거주하게 될 때 문득
'절대로 이곳에서 만날 가능성이 없는 것들'
을 마주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쿠르드 어디메쯔음에 지도에도 잘 안나오는 산을 넘고 있다가 문득 찌그러진 하이트 맥주캔을 본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오늘도 아르빌 사무소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문득 책상에 놓여있는 메모지가 하나 눈에 띈다.
자세히 쳐다보니 이건 이라크 쿠르드 아르빌 책상에 놓여있을 확률이나 가능성이 극도로 적은 그런 메모지였다.
도데체 누가 어떤 연유로 이것을 내 책상에 가져다 놓았을까?
1. 나는 진가네 뼈 해장국 집이란 곳을 모르고 당연히 가본적도 없다.
2. 아무리 바라보아도 이 메모지는 손님에게 사은품으로 주는 그런 성격의 것이 아니다.
3. 설사 이것을 한국 어디메즈음에 있는 해장국집에서 얻었다고 하더라도
굳이 이걸 들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서 굳이 자기 책상이 아닌 내 책상위에 놓아두어야 할 동기를 도무지 설명해 낼 수 없다.
4. 어이해서 나는 이 녀석의 존재를 오늘까지 인지하지 못했나?
5. 간만에 아르빌에 들어왔다고 하늘이 주시는 선물이기에는 주여 너무 빈약합니다.
등등의 궁금증이 쏟아진다.
우여곡절 끝에 들어온 아르빌의 목요일 저녁이 되어간다. 내일부터는 주말이고....
왠지 해장국이 땡기는 시간이다.
참고로 오늘 저녁은 피자가 될 가능성이 99%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