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시추현장 남자들의 로망

mmgoon 2011. 7. 28. 03:03

내 방. 뭐 로망은 아니죠.




“어 그러니까 지금까지 말한 물건 빨리 수배해서 현장으로 보내고”

“넹”

“아, 참 그리고 빵 칼 하나 보내”

“네? 빵 칼이요?”
”그래 왜 빵 썰 때 사용하는 칼 있자나 톱니 있는 거”

“근데 그건 왜요?”

“이게 자꾸 하나하나 따질래 –_-*”

“넹 알겠습니다 –_-;;;;”

 

도대체 시추현장에서 왠 빵칼이 필요하냐, 빵이라도 굽는 것이냐 물으신다면... ...

네, 그렇습니다.

요사이 우리 현장은 빵 굽기에 빠져 있는 그런 상태입니다.

 

이번에 이용하는 중국 시추기도 어김없이 음식 상태가 별로입니다.

몇 번인가 말해서 좋아졌다고는 하나... 영 아침은 땡기지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와중에 모모씨가 자비를 들여서 소위 빵을 자동으로 구워주는 기계를 구입합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눈길로 쳐다봤지만 식빵, 곡물빵, 레몬빵, 체리빵 등등이 슥슥 나오는 장대한 모습에 완전히 매료되서 잠자는 시간을 아껴가며 매일 아침 신선한 빵을 구워서 아침으로 먹고 있습니다.

게다가 재료준비, 재료 배합 및 작동, 완성 후 세적, 완성된 빵으로 샌드위치 제작 등 단계별로 나뉘어 공정이 진행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님하들의 연륜이(?) 느껴집니다.

 

이런 와중에


“아 쒸 빵칼이 없어서 빵 모양이 잘 안나와!!!”


라고 샌드위치 제작자(얼마 전 샌드위치에 넣겠다며 핸드캐리로 이 이슬람 국가에 베이컨을 4kg나 들고 온 분이죠)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래서 오늘 슐레마니아 사무소에 쫄다구를 시켜서 내일 바로 빵 칼을 공수토록 시킨 것이죠.

 

방금 전에 저녁을 먹고 모여서 내일 빵은 어떤 것으로 할까 잠시 논의를 했습니다.

그렇죠. 내일 아침은 간만에 화이트 브레드에 베이컨, 치즈, 토마토 샌드위치가 되겠습니다.

쿠르드식 닭요리 보다는 백배 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