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쿠르드 출장

mmgoon 2011. 2. 14. 14:18

간만에 쿠르드 출장이다.
그 동안 일한다고 두바이에서 빈둥대느라고 정작 쿠르드를 등한시 한 결과다.

뭐 이번에도 이런저런 업무적인 이유야 있고, 당연히 여기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지만 매일 하는 업무보고 말고 

(솔직히 하루 한 번 보다 더 이런저런 식으로 많이 한다 -_-;;;) 걍 간만에 온 쿠르드 이야기.


 

 


저녁을 대충 먹고 공항에 들어가서 체크인을 했다.


"저기 쿠르드 가시려면 비자가 있어야 하는데요"
"아아 그게 한국 사람은 도착하면 10일 비자가 자동으로 주어집니다"
"하지만 저희 시스템에는 그런 이야기가"

이번에도 여지없이 새로운 스탭이다. 뭐 한두번도 아니니까 이거저거 설명해주고 설득해주고 마지막으로

"자자 우리 이럴게 아니라 매니져를 부르죠" 


했다.


결국 매니져 기다리는 동안 고향이 우즈베키스탄이란 것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라 하는 그런 아가씨라는 것도 밝혀내고, 

비록 건조식품(dried food)라고 우겼지만 실제로 짐속에는 삼겹살과 김치가 들어있음을 알려주었다. 

둘이서 히히덕대고 있는데 매니져가 겨우 왔다. 오자마자


"아아, 한국사람은 예외야. 통과 시켜" 


한다.

 

표를 받아들고 비행기를 기다리고 코스타에서 커피를 하고 또 기다리고 비행기를 탔다.

이번에 타고 들어온 비행기는 두바이에 있는 저가 항공사인 Fly Dubai다.
저가 항공사 답게 기내에서 제공되는 어떤 서비스도 없다. 심지어 약도 사먹어야 한다.
또 출발시간이 저녁 10시15분인데 한 시간 안에만 출발하면 '정시출발'로 간주한다.
뭐 이런 비행기지만 비행기에 오르니 오늘은 아르빌 들어가는 사람이 얼마 없는지 자리가 널널해서 나름 편하게 3시간의 비행을 하고 아르빌 공항에 내렸다.

 

아앗!
아직도 아르빌은 밤에는 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다. 

흑흑- 현장은 더 춥겠지 하는 마음으로 숙소에 도착을 해서 짐을 푸니까 새벽 2시다. 

게다가 난방기 고장. 

나름 추운 것 잘 참지만 이불속을 녹이느라 한참 고생하고 겨우 잠이 든 순간 알람이 울린다.
5시30분에 겨우겨우 기상하고, 세수하고 아침 우물거리고 현장으로 6시에 출발을 했다. 아이고 졸려.

 

2월 중순인데 벌써부터 땅은 약간 푸른 빛을 띄기 시작한다. 

4월이면 온 천지가 푸른 들판과 꽃밭으로 바뀔 것을 생각하면서 3시간을 달려 참차말(Chamchemal)이라는 마을에 도착을 했다.
이 마을은 소위 쿠르드에 텍사스라고 하는데, 얼마전까지 시장에서 공공연히 총을 구입할 수 있는 그리고 그 총들을 한 잔 걸치면 여지없시 사용하는 그런 곳이다. 

요사이는 무기거래를 공공연히 못하게 법으로 금지해서 숨어서 한다고 한다 –_-;;;


 

(참차말에 있는 아파트)

 



여기서 쿠르드 정부관리들 팀과 합류해서 현장으로 답사를 갔다.


 



현장에서 이런저런 설명도 하고 나름 죠크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차를 달려 점심을 먹으러 참차말로 돌아왔다.

 

오늘 점심은 케밥.
처음 가는 식당이라면 어려운 요리 보다는 케밥을 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샐러드와 짜디짠 국을 먹고 나니 케밥이 나온다.
오오옷!!!!!
얼큰한 풋고추를 썰어너서 그 맛이 너무나 훌륭하다. 신나게 집어 먹었다. 이 집 기억해 둬야지.

참고로 그 동안 수 많이 먹은 쿠르드 케밥집 순위는

1) 우리랑 같이 일하는 모모 그룹 사장집 케밥 (이것은 천상의 케밥이다)
2) 슐레마니아에서 참차말로 넘어가는 길 가에 있는 카니 세이탄 (악마의 샘이라는 뜻)의 케밥.
3) 오늘 이 집!!!



 

(아직도 산봉우리엔 눈이 –_-;;;)

 


 

(쿠르드 주유소)

 


 

(쿠르드 휴게소. 도칸 호수 인근)



 

님들을 다 집으로 보내고 나도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다시 차를 3시간30분 타고 시추현장으로 향했다.
그 길에 해가 민둥산으로 지는 풍경을 봤다.
왠지 마음이 짜안 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 아직 감성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간만에 들어온 시추현장에서 사람들하고 인사하고 캐빈에 대충 짐만 던져두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현장에서는 시간 지나면 밥이 없다 -_-;;;

첫 수저를 뜨는 그 순간 일이 터진다. 아아 뭐냐 이 곳 나를 기다렸던 것이냐.
부랴부랴 처리하고 다시 밥먹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이일저일 처리하니까 밤이 깊어온다.

아아 2시간반 밖에 못자고 하루종일 차타고 산에 올라갔다 왔더닌 넘 피곤하다.
방이 따뜻해야 하는데... ... 그래서 오늘은 이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