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생활/중얼거림

된장찌개에 득도하다

by mmgoon 2010. 8. 15.

dasida

 

 

뭐 많은 일들이 그렇지만 요리도 점진적으로 실력이 늘어난다기 보다는 어느 순간 문득 ‘아!’ 하면서 내공이 쌓이게 된다.

 

예를 들어

 

파스타를 삶을 때마다 매번 시계를 맞추고 냄비를 뚫어져라 쳐다봐도 맘에 들게 파스타가 삶아지지 않다가 어느 순간 내공을 쌓아버리면 최고 어려운 종류의 파스타라도 휘익하고 끓는 물에 천일염과 넣어버리고 다른 재료 준비하다가 문득 필이 오면 건져내도 완벽하게 삶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그 동안 나름 외국생활을 하면서 한식을 해먹기 위해 이런 저런 조합을 이용해서 음식을 구사해왔다.

뭐 웬만큼은 대충 비슷한 맛을 냈었다고 자부하는데 (어짜피 내가 먹는다 –_-;;;)

절대로 정복하지 못하는 맛이 바로 된장찌개였다.

 

이런 저런 재료를 조합하고, 이런 저런 종류의 된장을 구입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소위 그 칼칼한 맛을 낼 수가 없었다.

여러번 다시다의 유혹이 있었지만 이런식으로 다시다에게 져버리면 절대로 돌아올 수 없음을 알기에 매번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다가,

 

약 일주일 전부터 나도 모르게 ‘어엇?’ 하는 소위 그 칼칼한 맛을 만들어 냈다.

뭐 재료가 바뀐 것은 없다. 그냥 늘 넣던 야채와 멸치를 넣었는데, 그리고 늘 구입하던 된장을 사용했는데, 드디어 ‘맛있는’ 된장찌개를 만들어 낸 것이다.

 

‘마치 파스타 소스는 암거나 만들어도 된다’ 라는 진리를 발견한 것과 같은 그런 순간이었다.

 

덕분에 이틀 동안 된장찌개를 주식으로 살았다. 오오- 이 맛!!! (네네 단순하죠)

뭔가 가정주부로서 발전한 느낌이다 (엥?)

 

아, 혹시나 외국 사시면 컬리플라워가 열라 저렴합니다. 이걸 된장찌개에 넣으시면 맛있으니 한 번 시도해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