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좋겠어?”
“아, 뭐 이러저러하고 어짜피 이러저러 하니까 이런저런 식으로 하면 될 듯 합니다요”
빨랑 회의 끝내고 간만에 도시로 돌아가서 냉장고 깊숙이 넣어두었던 맥주를 마시고 싶은 마음에 휘휘휙 답변을 날렸다.
“알았어. 그니까 니가 이번 구간은 끝까지 남아서 처리를 하고 돌아왓!!!”
허억- 덕분에 또다시 기약 없는 현장근무 연장이 찾아왔다.
갈아입을 옷이 없는데 흑흑-
여기 있는 애들도 충분히 다 잘 하는데, 왜 하필 내가 책임을 져야 하나. -_-;;;
마음에 상처를 입고 오전 회의를 마치고 방에 와서 점심도 거르고 잠을 잤다.
생각해보니까 어제 저녁 11시에 일어나서 아직까지 잠도 못자고 계속 서있었던 것 같다.
잠에서 깨어 사무실로 나오니까 이미 점심은 사라지고 없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처절하게 말라버린 빵 한 개와 바나나 두 개가 들어있다.
“야, 바나나는 냉장고에 넣지 말라고 했자나!”
“우씨 바나나는 원래 시원하게 먹어야 맛있다구요”
또 나름 먹어보니 시원한 바나나는 괜찮았다. -_-;;
왜 바나나를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되는 것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고 -_-a
현장생활이 지속되면서 점점 단순해지고 있다.
하아- 저녁에는 무슨 반찬 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