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시추현장 통신

mmgoon 2009. 10. 26. 15:23


며칠째 시추현장에서 빈둥대고 있는 중입니다.

뭐 그게 육상이 되었든 해상이 되었든 간에 시추현장이란 그리 유쾌한 곳이 아니지요.

24시간 돌아가고 각자 주어진 일이 있고, 자연과 늘 부대끼면서 살아가야 합지요.

 

하지만 뭐 십년 넘게 이 일을 하니까 이제는 대충 눈치껏 쉬기도 하고 음식도 잘 찾아먹으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나름 이젠 과장이라서 (흑흑 입사 13년이 넘었는데 T_T) 방도 혼자 쓰고 (사실 직책이 Geology Team Leader라서 독방 쓰는 겁니다), 방에 샤워도 있어서 따뜻한 물도 나오고, 식사는 쿠르드식과 중국식 중에서 골라서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어제는 중국애들이랑 의기투합해서 중국식 수타 자장면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죠.

 

어제 몇 통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울 부장님께서 “거기 왜 있어?” 라는 짜증어린 질문을 한 것입니다. 제가 왜 있을까요? 여기에.... 그리 좋지도 않은데.

 

사실 방에 있는 침대와 이불은 그리 좋은 컨디션이 아니죠. 낮에는 에어컨을 켜야하고 밤에는 히터를 켜야하는 온도차이도 있고요. 샤워는 그냥 놔둬도 차가운 물과 아주 뜨거운 물로 계속 왔다갔다 하고요, 음식은 엄청 짜고 기름지죠.

 

음. 아직도 질문의 요지를 모르겠습니다.

아직 한 번도 현장이란 곳에 와보지도 않은 사람의 질문이라서 그런지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네요. 그래서 어제는 갑자기 힘이 주욱 빠지는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약 2시간 정도 잤던 것 같은데 오늘은 하루 종일 할 일이 없어서 아마도 아주 긴 취침을 하지 않을까 하는 아침입니다.

뭐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는 X0491786.30 Y3951890.77입니다. 심심하면 놀러오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