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56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으니까

왠지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으니까 '자식 현장에서 빈둥대는군'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실상은... 머리도 복잡하고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도 잘 안돼고 허리도 아픈 나름 불쌍한 상황입니다 T_T 현장 일이란게 막 바쁘다가 한 순간 넘어가면 죽치고 기다리다고 또 막 바쁘고 그런 생활의 연속입니다. 허리가 아파서 잠깐 누웠다가 오려고해도 별로 마음이 내키지를 않는군요. 그냥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흠흠- 뭐 달 잘되겠지요.

쿠르드를 떠나는 날입니다

15일째 되는 날입니다. 쿠르드 들어온지. 오늘 저녁에 비행기를 타고 두바이로 나갑니다. 요사이는 주로 쿠르드에서 빈둥대고 있어서 그런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뭐 다음주 화요일이면 어김 없이 다시 들어오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현장으로 사람들 들여보내고 이번 주는 뭐 큰 일이야 없겠지만 이거저거 정리하느랑 한 두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 슐레마니아는 흐리고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입니다. 두바이는 더울 것 같지만 정말 감이 없네요. 한시간 있다가 두바이로 떠납니다. 지금 무슨 감정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금요일 아침의 아르빌

정말로 간만에 늦잠을 잤습니다.일어나보니 11시더군요.예전에 대학입시 보고 약 3개월동안 12시 취침 오후2시 기상을 반복했던 저로서는 (물론 그 이후로도 12시간 이상의 취침을 늘 항상 즐겨온) 요사이 이런 잠이 줄어든 생활은 뭔가 비정상적입니다. 암튼 느즈막히 일어나서 가정부 아줌마가 해주는 아침을 먹고 나니 마음이 느긋해지는군요.이렇게 빈둥대다가 4시에 공항으로 출발해서 자정경이면 두바이에 도착을 하겠지요. 라고 글을 쓰고 있는데 방금전에 인도와 한국에서 각각 전화가 와서 30분간 통화를 해대야 했습니다.아아 그들은 일을 하고 있군요. 흠흠... 다음주에는 영국하고 제네바를 가야 하는데, 아아 이제는 집에 있는것인지 여행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버렸습니다. 뭐 가면 가는 것이지요. 암튼,..

접시꽃이 피어있는 쿠르드

처음으로 쿠르드에 왔던 때가 여름이 한창이었고, 몇년만에 오는 심각한 가뭄이 지독하던 때였기 때문에 게다가 기온은 48도였기 때문에 지난번에 지질조사를 위해 산에 올라서 푸른 초원에 가득 피어난 꽃들을 보고는 완전히 매료되었었다. 영국출장 때문에 두 주만에 쿠르드에 들어와서 정신없이 아르빌에서 일을 보다가 어제 슐리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이제 거의 추수때가 되어버린 밀밭이 초록색 위에 하얀색 밀가루를 뿌린 듯하게 펼쳐져 있었고, 붉은 색 양귀비 꽃들이 더욱 선명하게 자라났다. 그리고 접시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아, 우리나라 시골에서 보던 접시꽃들이 잔뜩 피어있는 모습을 보니까 왠지 마음이 흔들렸다. 늘 보던 하얀색과 붉은색 접시꽃과 분홍색도 있었다. 앗, 하는 마음으로 바라만보다가 결국 사..

두바이로 돌아갑니다요

이제는 몸이 배어서그런지 아에 오전5시30분만 되면 일어나게 되는군요. 정신을 차리고보니까 오늘은 두바이로 귀환하는 날이군요. 뭐 어짜피 다음주에 또 들어오지만요. 몸은 피곤하고 아직도 돌아간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지만 뭐 오늘 받은 엄청난 양의 이메일과 돌아가면 기다리고 있는 이런저런 접대들이 현실감을 주고 있습니다. 암튼 얼굴이 조금 더 까맣게 변한 것 빼고는 나름 건강하게 이번 작업을 마쳐서 기분은 좋군요. 정신차리고 씻고, 짐싸고 아르빌로 갈 예정입니다.

슐레마니아는 봄

아침 5시30분에 깨서 하루종일 들로 산으로 다니다가 오후7시에 들어오는 생활이 시작됬습니다.뭐 우울하고 피곤한 얘기는 집어치고 지금 이라크 쿠르드 슐레마니아 쪽은 봄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들판은 푸르고 꽃들이 만발했고, 종달새가 낮게 날면서 지저귀고 제비들이 날아다니고 있다죠.저 멀리 여우들도 신나게 뛰어다니고싱그러운 새싹들이 마구마구 솟아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덕분에 우리 현지 geologist 아저씨들 들판을 다니다가 지질학용 망치로 솜씨좋게 이거저거 새로 나온 나물이라든가 먹을 것들을 쑥쑥 뽇아서 제게 줍니다.오늘 먹은 것은 그러니까 모양은 작은 양파같은데 맛은 고구마 같은 녀석이었습니다. 꽤 괜찮아서 세개나 먹었습니다. 그리고 오전 11시15분에는 사담 후세인 정권때 화학탄으로 몰살당한 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