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슐레마니아는 봄

mmgoon 2009. 3. 17. 01:48

쿠르드는 지금 봄~~~




아침 5시30분에 깨서 하루종일 들로 산으로 다니다가 오후7시에 들어오는 생활이 시작됬습니다.

뭐 우울하고 피곤한 얘기는 집어치고


지금 이라크 쿠르드 슐레마니아 쪽은 봄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들판은 푸르고 꽃들이 만발했고, 종달새가 낮게 날면서 지저귀고 제비들이 날아다니고 있다죠.

저 멀리 여우들도 신나게 뛰어다니고

싱그러운 새싹들이 마구마구 솟아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덕분에 우리 현지 geologist 아저씨들 들판을 다니다가 지질학용 망치로 솜씨좋게 이거저거 새로 나온 나물이라든가 먹을 것들을 쑥쑥 뽇아서 제게 줍니다.

오늘 먹은 것은 그러니까 모양은 작은 양파같은데 맛은 고구마 같은 녀석이었습니다. 

꽤 괜찮아서 세개나 먹었습니다.


그리고 오전 11시15분에는 사담 후세인 정권때 화학탄으로 몰살당한 쿠르드 할랍자라는 도시 시민들을 위해 2분간 묵념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아직도 이곳은 화학탄에 잔존효과로 농사를 짓지 못하는 땅이 있습니다.

우리 광구는 화학탄이 떨어진 곳 중에 하나라죠.


아아-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오늘 봄나물이라고 이거저거 먹은 녀석들이 과연 어떨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 30일 내내 걍 풀밭이나 길바닥에서 먹을 점심과 

또 그 점심시간에 슥슥 신선한 야채를 대충 털어서 빵에 싸서 주시는 아저씨들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으음. 또 우울해지려고 하네요.-_-;;;

빨랑 밥이나 먹으러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