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지질학/지질학 Geology

야외지질조사를 위한 체크리스트

mmgoon 2017. 12. 21. 17:18




'앗, 야외지질 조사를 계획하는데 내게 딱 맞는 포스팅을 찾았어!'


라고 생각하신 분들은.... 아닙니다 -_-;;;;

그러니까 이 포스팅은 예전에 아주 예전에 석사를 할 적에 울 학교 교수님이 이멜로 보낸 개인적인 차원의 준비 목록으로 조교들에게 보내신 것을 번역한 겁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보시고,

지질학과 조교님들은.... 심각하게 읽어보세요.^^;;

한국이나 영국이나 교수님들은 말이죠 -_-;;;

참고로 붉은 색 글자들은 제가 토를 단 것입니다.






야외지질조사를 위한 준비목록 (Check-list for Organizing a Field Trip)

Prof. Gary Nichols


 

 


1. 날씨

 

확실하게 준비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항목임. (참고로 개리는 호주 태생이지만 영국대학교수입니다). 

만약 지도교수한테 뽀송하고 해가 쨍쨍한 화창한 날을 준비하지 못한 경우 전체 필드트립에 악영향(-_-;;;)을 줄 수 있음.


저번에 갔다온 스페인과 사이프러스 필드트립은 아주 간단했음 (당근 날씨가 좋으니까). 

그런데 지난달에 다녀온 토키(Torquay, 영국남부 도시) 필드트립 동안에는 진정 기술과 경험이 요구됬었음 (영국에서 뽀송하고 화창한 날을 찾기란...). 

처음 삼일은 따뜻하고 해도 보였는데 넷째날 완전히 젖어 버렸음. 


모든 참석자들이 


'날씨가 어디까지 나빠질 수 있을 것인가'와 

'왜 '방수용품'을 준비해야하는지'


완벽하게 인지했을 것으로 사료됨


 

 


2. 숙소

 

숙소는 편리한 장소에 위치해야 하며 동시에 저렴해야함.

여기다가 전체가 모일 장소가 있으면 더 좋음. (이런 곳을 어찌 찾으란 말인가)

이를 위해서 침대사이 간격을 최대 20cm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공간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가격도 깎을 수 있음 -_-;;;


음식은 양으로 승부해야지 결코 질로 승부해서는 않돼며, 저렴한 맥주가 있어야함. (야외지질조사에 맥주가 없으면 의미가 없어집니다)

밤에 추가 공부를 할 수 있는 그리고 무료인 장소가 있다면 최상의 숙소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숙소는 '저렴' 해야함.


지난번에 묶었던 토키(Torquay)에 달무어 수트(Darmoor suits)는 아주 좋았음 (특히나 교수한테만 크고 화장실 딸린 방을 제공하는 센스를 발휘했음)


 

 


3. 이동수단

 

좋은 버스와 운전사가 있으면 교수의 많은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음.

그런데 요사이 경험에 의하면 운전기사에게 윗도리를 걸어 놓을 수 있는 충분히 큰 방으로 주지 않으면 바로 도망가 버린다는 식으로 세상이 변했음.

지질조사를 가는 곳들은 오지이거나 엄청난 운전실력을 요구하는 곳들이 많죠


급할 경우 병원등지로 후송할 수 있는 여분의 차량이 있으면 좋음. 

가장 최선은 절벽 아래까지도 접근이 가능한 차량을 수배하는 것인데 브레이크를 반드시 확인!!

교수님, 이건 버스가 아니고 군용 전투장갑차를 원하시는 거에여


 

 


4. 장소

 

스페인 남부, 피레네 산맥, 플로리다, 사이프러스, 프랜치 알프스 같은 장소들은 소위 '공인'된 장소이지만 (영국 지질학과 학생들의 필수 코스져)

그 어떤 곳도 'English Riviera'  같은 곳은 없음.

잉글리쉬 리비에라는 영국남부해안에 있는 지역을 말하는데 위쪽에서 말했던 토키가 있는 지역, 영국사람들 휴양지이자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곳. 즉 경치와 지질이 동시에 아름다운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교수님이 좋아라 하는 곳이죠. 그래서 매년 학부애들은 여기로 야외조사를 갑니다.

 



뭐 이렇게 올리고 나니까 별 내용이 없네요.
이 이메일은 학부 2학년 애들이랑 일주일 필드를 다녀오신 교수님이 

-  거지같은 날씨고 고생하시고
-  저녁만 먹으면 바로 자러 올라가는 학부생들과 조교들에게 마음에 상처를 입으시고
-  운전기사가 운전을 거부해서 손수 운전해서 절벽 밑으로 차를 모신 다음에

학교로 돌아오셔서 뿌린 이메일입니다.
네, 뭐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