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지질학/석유와 천연가스

석유와 석유지질 (2) - 석유산업의 역사와 유가

mmgoon 2017. 12. 14. 11:35

석유산업의 역사



인터넷을 보면 석유산업의 역사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뭐 그것들을 보시면 될 것 같지만 (아아- 무책임) 솔직히 너무 딱딱하게 써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인 정리를 해봅니다 (자기 합리화인가?)


의외로 석유와 인류의 역사는 긴 편입니다.

고대로부터 그러니까 수천년전 정도의 지질학적으로는 최근이지만 인류사적으로는 오래전에부터 사람들은 석유를 이런저런 용도로 사용해왔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중국과 이집트사람들은 주로 약재나 불을 밝히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무협지에 보면 공청석유에 몸을 담그면.... 뭐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구절이 나온 이유에서죠.


성경책에도 석유에 관련된 구절들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노아 할아버지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방주를 만듭니다.

이 방주를 만드는 동안 하나님은 의외로 세세한 작업지시를 내리시는데 그 중 하나가 "나무의 틈을 역청으로 막아라" 라는 것이었죠.

그러니까 이 역청은 비투멘(bitumen)으로 중동에서는 주로 원유가 지상으로 흘러나온 곳에 존재하는 휘발성이 많이 날아간 원유인 것입니다.

결국 이 베투멘의 방수효과로 인류와 많은 동물들이 홍수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또 유명한 성경상의 내용으로는 모세가 있습니다.

모세가 바다를 가를적에 석유를 사용한 것은 아니고, 본인이 얘기일 적에 이집트 왕이 명령을 내려 모든 유대인 애기들을 죽이라고 명령을 했을 때,

모세의 어머니가 애기를 살리려고 바구니스타일의 요람에다가 '역청'을 발라 물에 빠지지 않게 한 다음 나일강에 띄워보냈죠.

그 이후에 왕비에게 거둬들여져서. 왕자가 되었다가.... 뭐 홍해를 가릅니다 (성경책이나 영화를 봐주세요)



결국 석유의 도움이 없었다면 인류의 역사는 크게 바뀌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식으로 잔잔하게 석유가 한참동안 사용됩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주로 불을 밝히거나, 방수를 하거나, 약재로 사용되었고 주로 지상에 흘러나오는 석유를 사용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다가 1950년대에 와서 산업 발전에 따라 불을 밝히기 위한 석유에 수요가 엄청나게 늘었고,

사람들은 육상에 흘러나온 석유를 케로젠(keorogen)이란 형태로 변형을 시켜서 붉을 밝히는데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석유 이전에는 고래기름, 피마자 기름, 목기름 등등으로 불을 밝혀야 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너무 비쌌습니다.

석유를 이용한 소위 등유는 이들에 비해 엄청 저렴했던 것이죠.

그리고 기계산업이 발달함에 따라서 윤할류의 수요도 늘어났습니다.


이런식으로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하자 이제는 단순히 흘러나온 석유를 채굴하는 것으로는 모자라서 

1858년에 (석유산업에는 아주 중요한 해입니다) 에드윈 드레이크(Edwin Drake)가 미국 펜실바니아주 티투스빌(Titusville)이라는 곳에서 인류 최초로 시추를 통해 석유를 채굴합니다.

당시 시추심도는 21m 였답니다.

지금으로서는 "애개?" 하는 깊이였지만 당시로서는 '신기술'을 이용한 석유 채굴이었습니다.


드레이크와 그의 시추기



드레이크가 석유를 시추를 통해 채굴하는 기술을 시연하고 얼마지나지 않은 1892년에 드디어 자동차가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 인류는 엄청난 규모의 석유 수요를 만들게 되고 소위 본격적인 그러니까 현대적인 의미에 석유산업이 시작되게 됩니다.


난개발의 시대가 도래했죠




당연히 초창기 석유가 상품화가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너도나도 석유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특히나 미국은 석유가 육상에 그리고 상대적으로 얕은 곳에 부존하고 있는 관계로 초창기 석유시장을 주도해나갔습니다.


그리고 등장했던 회사가 그 유명한 록펠러의 스탠다드 오일입니다.

천부적인 사업가였던 그는 요사이 기준으로 보면 명백한 경제범죄들을 통해 주변의 석유 및 정유회사들을 착착 흡수해서 거대한 스탠다드 오일을 만듭니다.

이 결과로 록펠러는 역사상 가장 부자가 됩니다.

결국 스탠다드 오일은 미국 최초의 반독점법에 걸려 (실제로 이 법을 스탠다드 오일 때문에 만들었습니다) 7개 회사로 분할됩니다.

이 7개 회사가 소위 '7공주 (seven sisters)' 라고 불려지면서 세계석유 산업을 한동안 제패합니다.


현재의 미국계 큰 회사들은 대충 이 7공주 (왠지 7자매인데 우리말로 번역할때는 7공주가 더 잘 맞는듯)들이 이래저래 변해서 된 것들입니다.

아래 그림을 봐주세요.





미국이 자국내에 석유를 개발하는 동안 유럽의 경우는 러시아 정확히는 러시아 주변 더 정확히는 러시아의 유럽쪽인 루마니아쪽의 석유를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으로 바쿠유전지대가 있죠.


그리고 미국과 유럽이 모두 눈을 돌린 곳이 바로 네 그렇죠 중동입니다.

먼저 유럽이 기존의 식민지인 중동에서 석유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1차 세계대전이 있고, 패배한 독일이 중동에서 쫒겨납니다. 


우리가 석유회사를 생각할 때 모빌, 쉐브론 하는 미국회사가 떠오르고 BP로 불리는 영국계 회사, 토탈이라는 프랑스계회사 등등은 떠오르는데 

도무지 독일계 석유회사가 떠오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석유를 버리고 맥주를 택한 독일




이 후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러시아는 러시아 주변의 원유지대를 차지하고, 미국과 유럽은 중동산 원유를 차지합니다.

현재 중동에 있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 당시 주로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서 국경이 결정됩니다.

중동에는 원래 국경선 개념이 없던 곳입니다. 덕분에 지도를 보면 국경선들이 거의 직선이 많죠.

그리고 국가개념보다는 부족 개념이 컸던 중동 부족장 중에 친서방 부족장들을 각 국가의 왕으로 만듭니다. 

여기에 미국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까지 만들어 내면서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자본과 영향력을 증가시키죠.


이런 상황은 1960년대까지 지속되다가 60년대에 자원민족주의가 나오면서 중동 국가들이 OPEC을 만들고 산유량 조절, 시설 국유화 등을 통해 

서방 석유회사들이 통제하던 원유 가격의 주도권을 어느 정도 중동 산유국들이 가져옵니다.

1, 2차 석유파동을 겪은 서방은 OPEC에 대응하기 위해 OECD를 만들기도 하죠.

예전 같으면 군대를 싹 몰고가서 중동 왕들의 목이라도 따겠지만 네네 21세기랍니다.


대충 살펴보니 이렇군요.

처음에는 미국의 골드러쉬처럼 대박의 꿈을 꾸던 사내들의 산업이었지만 결국 판이 커지고 국가들이 뛰어들어서 전쟁도 불사하게 만들었던 산업입니다.

뭐 지금도 이런저런 힘겨루기는 계속되는 것 같고요.





유가 이야기



가끔 친구들이


"아아, 주가나 환율을 미리 예측하면 넘 좋을듯"


하는 말을 듣습니다.


어쩌면 이것들보다 더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국제원유시장가격 줄여서 유가입니다.

녀석은 앞서 역사에서 눈치를 채셨던 것 처럼, 순수한 산업척 특성 그러니까 수요-공급 원칙에다가 정치적인 상황에다가 심리적인 상황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녀석입니다.


예를들어 수요와 공급이 안정되어 있어도 


"아아, 올 해 북미 겨울이 추울듯"


한 예보가 있으면 유가는 올라갑니다.


뭐, 단기적으로야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를 봐주세요.




초창기 가격변동이야 시장이 크지 않아서 생긴 것이라고 해도 상당히 변동의 폭이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소위 소규모 석유회사들이 오래 버티기 힘든 것이 업계 특성입니다.


최근 몇년간 유가가 반토박이 났습니다. 그러니까 배럴당 100불선에서 50불 아래로 떨어진 것이죠.

덕분에 대부분의 석유회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했고 (수익이 반으로 줄어들고 적자가 안나는 회사는 힘들죠), 아주 큰 석유회사들도 이익폭이 엄청 감소했습니다.

관련산업들도 대부분 직격탄을 맞이했죠.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제 슬슬 유가가 회복하는 단계입니다.


석유회사를 다니면서,

유가가 올라가면 한창 비싼 유전이나 광구를 매입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유가가 떨어지면 비싸게 주고 산 광구들을 매각하라고 난리를 치는

뭐 그런 상황을 (장사의 기본을 모르는) 계속 겪고 있습니다. 뭐 정치하는 분들이야 명분이 중요하겠죠.


이런 이유에서 유가라... 참으로 예측하고 싶은 것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