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지질학/석유와 천연가스

석유와 석유지질 (1) - 석유산업이란

mmgoon 2017. 12. 11. 17:17

이 블로그를 둘러보신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블로그 주인장은 석유회사에 근무하는 geologist입니다.

지질학에는 여러가지 분야가 있는데 이 중에 석유와 관련되어 지질학을 이용하는 분야를 석유지질(Petroleum Geology)라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지질학 분야중에 주로 구조지질, 퇴적학, 층서학, 고생물학, 암석학, 지화학, 지구물리 등의 기초원리들을 바탕으로 석유를 탐사하고 생산하는 일에 특화된 지질학의 분야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정유회사들은 많지만 석유회사들이 거의 없어서 석유산업이나 석유지질에 대한 일반인들을 위한 자료가 모자란 것 같습니다.

예전에 우리 회사 비전공자들을 위한 강의를 했던 내용을 더더욱 쉽게 각색해서 한 번 포스팅해볼 생각입니다.

모쪼록 재미있게 봐주시고, 틀린 내용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석유산업 (Petroleum Industry)의 구분



업계에서 보통 석유산업이라고 얘기를 할 때 다음의 3개로 크게 나눕니다.


1. 상류부문 

2. 중류부문

3. 하루부문


그러니까 상류부문(upstream)은 석유 그러니까 원유/천연가스를 탐사하고, 개발하고, 생산하는 분야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E&P분야 그러니까 탐사 및 생산(Exploration and Production) 분야라고 말하는 분야입니다.

이번 그리고 앞으로의 포스팅에서 주로 다루는 분야가 되겠습니다. 주인장도 이 상류부문에 해당되는 회사엘 다니고 있죠.


상류부문



중류부문(midstream)은 생산된 원유/천연가스를 운반하는 분야입니다.

송유관 회사랄지 가스파이프라인 분야가 해당됩니다.


중류부문



하류부문(downstream)은 원유/천연가스를 정제하고 일반에 판매하는 분야입니다.

한국에서 석유회사라고 말하면 (SK, LG 등등) 주로 하류부문인 정유 및 판매회사를 말하죠.


하류부문



석유회사 중에는 상류, 중류, 하류 분야 중 하나만을 다루는 회사들도 있고, 상하류나 상중하류 모두 다루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앞으로 더 설명하기 전에 몇몇가지 정리를 하자면...


-  석유산업이라고 적으면 특별히 언급이 없는 한 위에서 설명한 '상류부문'을 말합니다. 


-  탄화수소 (hydrocarbon)이란 원유와 천연가스를 같이 언급할 때 사용합니다. 물론 다른 탄화수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걸 말합니다.


-  가능하면 우리말로 적으려고 노력을 하겠사오나 워낙 한글실력이 비참하고, 대부분의 업계 용어가 영어인바 영어도 섞어서 사용합니다.








석유산업과 리스크




석유산업 그러니까 석유탐사산업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아아, 석유는 찾기가 아주 어렵다고"


라는 말씀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실제로 땅속 깊숙히 존재하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매장량을 예측하고, 탐사해서 찾아내고, 개발해서 생산하는 작업은 리스크가 큰 그러니까 성공확률이 낮은 사업입니다.


이는 

-  현재까지 지하에 있는 원유나 천연가스의 부존을 알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이 없고,

-  현재까지 인류가 개발한 지질/지구물리적인 탐사기법 모두 간접적인 확인 방법이며,

-  이들 방법이 부존을 지시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곳에 원유나 천연가스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석유탐사산업은 태생적으로 성공보다 실패가 많습니다.

여기서 실패는 아에 발견을 하지 못하거나 발견을 했다고 해도 경제적인 가치가 없는 두 경우를 다 포함합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원유나 천연가스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것들이 필요합니다 (각각은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이 중 하나라도 0%로 존재하지 않으면 원유나 천연가스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  근원암

-  근원물질의 성숙 및 탄화수소의 형성

-  형성된 탄화수소의 이동경로의 존재

-  저류암

-  덮개암

-  저류 구조


이들 각각이 존재할 가능성은 0%에서 100% 사이가 됩니다.

그러니까 근원암이 존재할 가능성이 70%, 탄화수소 형성 가능성이 80%, 이동경로 가능성이 50%, 저류암 존재 80%, 덮개암 존재 80%, 구조가 70% 종도라고 하면, 

탄화수소 그러니까 원유나 천연가스가 존재할 확률은 각각 가능성들의 곱하기 = 70% x 80% x 50% x 80% x 80% x 70% = 약 13% 정도가 됩니다.

나름 높은 확률들인데 합쳐보니까 낮은 확률이 됩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 경우 실패할 확률이 87%나 되는 것이죠.


리스크 관련된 책도 있다니까요



방금 위에서 살펴본 것을 탐사 리스크 (Exploration Risk)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탐사의 경우 약 10%의 성공확률이, 생산정 시추의 경우 33% 정도 성공확률이 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석유산업은 상당히 리스크가 큰 사업입니다.




또 하나의 리스크는 바로.... 환경에 대한 리스크입니다.

석유산업의 오명 중 하나가 바로 환경에 대한 것입니다.


2010.4.20일 걸프만에서 발생한 Macondo 유전 화재


원유 유출로 인해서 오염이 되고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등등의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석유산업분야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하겠지만 뭐 어찌되었건 이런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사업리스크로 작용합니다.



그 외에도 국가 리스크라는 것이 있습니다.



-  그러니까 열심히 석유를 찾아놨더니 위에같이 생긴 형님들이 와서 점령을 해버린다든지,

-  가다피 같은 형님들이 "야야, 다 우리꺼야 꺼져" 라고 하신다든지,

-  암 생각없는 애들이 와서 폭탄으로 생산시설물들을 다 날려버린다든지,


뭐 이런 것들입니다.





석유산업의 투자규모


예전에 본사에 근무할 적에 가끔 전화를 받았습니다.


"내가 꿈을 꿨는데 조상이 석유가 있는 곳을 알려줘서 말이지... ..."

"어제 기도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는데.... ..... ...."


대부분 결론은 그 정확한 위치는 알려줄 수 없고, 나는 기술이 없으니 당신네 회사의 기술을 사용해서, 내가 돈을 좀 댈테니 석유를 찾고싶다 였답니다.


위쪽을 읽으신 분들은 눈치를 채셨을 수 있으시겠지만 석유탐사는 나름 엄청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사업입니다.

또한 기술쪽을 차체하고서라도 기본적으로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석유산업입니다.


아주 많은 편차가 있지만 대충 살펴보면


-  보너스 : 어떤 나라에서 탄화수소를 탐사하고 생산하기 위한 광권을 취득하고 보너스로 수천만불에서 수억불을 그 나라에 줍니다.

-  탄성파 탐사 : 보통 수백만불 단위

-  탐사정 시추 :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보통 1공 시추하는데 수천만불에서 1-2억불 정도 듭니다.

-  개발비용 : 탐사에 성공하고 경제성이 있는 경우 생산을 위한 개발이 필요한데 수억불에서 수십억불정도 듭니다. 그것도 2-4년 안데 투자가 이루어 집니다.


얼추 봐도 개인이 참고삼아 하기에는 상당한 투자규모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석유회사들이 덩치가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탐사실패를 한다고 하면 대충 수천만불에서 억불 단위가 날아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에 위에 리스크편에서 살펴봤다시피 10%대의 성공확률을 고려하면.... 네네.... 투자규모가 크죠.





그럼 왜 석유산업 그것도 상류부문을 하지?



여태까지 쓴 글을 읽어보면 석유산업은 찾기 어렵고, 이런저런 리스크도 있으며, 큰 돈이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그렇다면 왜 강대국들은 미친듯이 석유산업을 하려고 할까요.

실제로 대부분 민영화가 되었다고 하지만 각국은 자사의 대표 석유회사를 통해 이런저런 돈도 벌고, 영향력도 행사하고, 

심지어 전쟁을 일으켜서라도 이익을 수호합니다.


왜 그럴까요?


당연히 위의 모든 나쁜 것들을 극복하고도 충분히 남음이 있는 보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영화인 자이언트를 보더라도 유전 하나 발견하면 인생이 어떻게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미국이 큰 소리 치는 것도 다 석유의 힘입니다.

특히나 텍사스가 큰소리 빵빵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한 때 그닥 잘 살지 못했던 노르웨이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영국의 수 많인 geologist들이 드디어 북해유전을 찾아냈다죠.

막상 찾아내고 보니 북해 유전의 70%는 노르웨이 땅에 있었답니다. 

덕분에 노르웨이는 잘 사는 나라가 되었고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 개인의 혹은 한 나라의 운명을 바꿀 정도로 파급력이 큰 석유산업이 이렇게 엄청난 수익을 내는 이유는


-  이윤이 큽니다.  

   아래 표를 보면 원유 1배럴을 생산하는데 드는 대략의 비용이 나와있습니다. 요사이 아무리 유가가 떨어졌다고 해도 60불만 잡아도 사우디는 배럴당 50불을 버는 것을 알 수 있죠.

   예전에 1배럴에 100불하던 시절을 생각해보시면 대충 그림이 나오죠.




-  현찰 장사입니다. 이 업계 어음 등등은 아에 없습니다. 오로지 미국 달러만 그것도 현찰만 받습니다.

-  마케팅 비용이 없습니다. 원유 판다고 선전하지 않죠.


등등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앞에서 말했던 모든 리스크를 극복하고, 실패해서 까먹은 돈을 모두 채우고도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실수를 극복한다'라는 말이 중요한데,

앞서서 약 10% 정도의 성공률을 가지는 사업 특성상 1개의 성공으로 9개의 실패를 만회하는 수익률이 필요합니다.


결국 석유산업 즉, 석유탐사를 하는 상류부문은 '많은 투자를 하고', '높은 리스크가 있지만', 성공시에는 '막대한 수익'이 들어오는 그런 산업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석유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이것 보다는 재미있게 써봐야 할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