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지질학/지질학 Geology

고생물학과 화석

mmgoon 2017. 1. 6. 16:14

고생물학(Palaeontology)과 고생물학자(Palaeontologist)




지질학의 한 분야로 고생물학(Palaeontology)가 있습니다.

정의를 살펴보니 


옛날에 살았던 생물, 즉 고생물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다. 화석에 대한 연구를 통해 특정 생물군이 언제 출현, 번성, 멸종했는지, 어떤 진화를 보여주는지, 어떻새 생활을 했는지 (life cycle), 그 생물이 살던 환경은 그리고 시기는, 그리고 지구상에 어느 지역에 살았는지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랍니다.


뭔가 복잡한 것 같은데 그냥 화석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합시다.

네네, 제 첫 전공이지여.

참고로 고생물학자가 되려면 은근과 끈기와 일종에 집착이 필요한 학문입니다. 덕분에 깔끔하게 포기를... -_-;;;;;


열라 일하는 고생물학자들




가장 유명한 고생물학자로는.... 로스(Ross)가 있습니다.


네,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로스가 맞습니다. 프렌즈에서 고생물학 교수 혹은 시간강사로 나옵져.

그리고 쥬라기 공원에 나왔던 아래 아저씨도 고생물학자입니다만.... 화석이 아닌 실재 생물로서의 공룡을 만난 이상 고생물학자로서의 지위가 위태해졌죠.

아, 그리고 인디애나 죤스 교수님은 고생물학자가 아닙니다. 그분은 고고학자져.




여러분이 생각해봐도 도무지 유명한 고생물학자가 떠오르지 않는 이유는 바로 한국에서 고생물학자들은 멸종위기종이기 때문입니다.



얘네들만 멸종위기에 시달리는 게 아니랍니다



안그래도 순수과학을 하면 굶어죽는 한국 상황에서 고생물학은 더더욱 결과물이라는게 '무슨무슨 화석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냈어여' 라든지, '새로 화석을 하나 발견했어여' 등등 정도이기 때문에 고생물학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솔직히 어렸을 적에 공룡에 빠지고, 화석을 좋아라 하고 해서 고생물학자가 되려고 하는 분들은 부디 외국에서 기회를 잡으시기 바랍니다.


으음, 여기까지 고생물학이란 화석을 가지고 뭔가를 하는 학문이고, 고생물학자들은 국내에서 살기 녹녹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생물학의 분야



고생물학은 최근에 많이 발전을 이룬 학문입니다.

고생물학 이런저런 분야를 살펴보면서 고생물학에서 어떤 것들을 다루는지 알아보시다.



고생물학 (Palaeontology)


'고생물학 분야라면서 고생물학이 뭐야?'


라고 물으신다면, 요사의 고생물학이라고 하면 고생물의 생물학적 특성을 연구하는 쪽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녀석들이 어디서 살고, 어떻게 성장하고 등등 말이지요.


다시 동물화석을 연구하는 고동물학(palaeozoology)과 식물화석을 연구한 고식물학(paleobotany)으로 나뉩니다. 

고동물학은 고척추동물학과 고무척추동물학으로 구분하죠. 

이렇게 말을 하고 나니 거의 생물학과 비슷해보입니다. 

네네, 고생물학은 지질분야중에 생물학, 생태학과 밀접한 분야입니다.


참고로 공룡을 연구하는 분야는 고동물학중 고척추동물학입니다. 

요사이는 공룡학이라고 따로 불리는 경향이 있죠. 네네, 공룡연구에 돈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진화생물학 (Evolutionary biology)


화석자료를 이용해서 진화의 증거를 찾는 분야입니다.

이 분야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각 화석에서 나타난 특성들을 분석한 후 이것을 진화와 연관지어 해석하는 학문입니다.





고생태학 (Palaeoecology)


이 분야는 한 화석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체 군집을 연구해서 당시 화석종이 살던 환경을 밝혀내는 그런 분야입니다. 그러니까 


"아아- 그 당시에는 요사이보다 덥고 더 습했져"


라고 한는 그런 학문입니다.




고기후학 (Palaeoclimate)


고생태학과 비슷한데 이걸 좀 더 고기후와 연관시켜서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처럼 같은 지역에서 다른 시기에 채집된 식물군을 보고 당시 기후를 예측하는 것이죠.






미고생물학 (Micropaleontology)


그렇습니다. 이게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전공인데, 맨 눈으로는 보이지 않고 현미경을 사용해야만 보이는 크기의 화석들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그게 뭐야?'


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미고생물학은 아주 적은 시료로도 충분한 개체수를 확인할 수 있고, 

또한 이런 작은 생명들은 환경변화에 민감해서 이전 환경복원에 유용하고,

종이 다양해서 시대구분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눈이 아파오는 것?


지금 제가 몸담고 있는 석유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고생물학 분야가 바로 이 미고생물학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울 회사에서 미고생물 연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_-a


참고로 제가 연구했던 것은 위의 사진에 맨 왼쪽에 있는 유공충(foraminifera)이었습니다.




생층서학 (Biostratigraphy)


화석군을 가지고 시대를 밝히는 학문입니다.

사실 지질 시대 자체가 생물군을 가지고 구분된 것이기 때문에 지질학 전체에서 생층서학의 위상은 높습니다.



Taphonomy (한국말로 뭐죠?)


이 분야는 화석이 되어가는 과정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흔적화석학 (Ichnology)


실제 생물의 화석이 아니라 이들 생물이 만들어 놓은 흔적이 화석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흔적화석이라고 하고 이를 연구하는 분야를 흔적화석학이라고 합니다.

실제 생물의 화석이 없는 경우라도 흔적화석을 통해 당시 생존환경 등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공룡발자국이 대표적인 흔적화석이져




기타 최신 동향


컴퓨터 환경이 발전하면서, 쥬라기 공원처럼 예전 생물들의 DNA를 연구하거나 예전 살던 생물의 색을 찾아보거나 하는 분야가 발전 중입니다.



 



화석(Fossil) 이야기


고생물학 분야들을 정리하다가 보니 점점 내용이 딱딱해집니다.

아무래도 예전에 전공을 하던 분야이다 보니 말이 어려워지는 것을 지울 수 없네요.

그래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도데체 내가 고생물학을 전공한 이유가 뭐지?'


답은 간단했습니다.

바로 화석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어릴적에 난데 없이 선물로 받은 상어 이빨 화석

대학교 야외 조사를 하다가 포항 인근에서 찾은 나뭇잎 화석

스페인 알메리아 지방 야외조사를 하다가 찾은 섬계화석

영국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난 화석들

영국 작은 도시 링컨의 지질가계에서 구입한 삼엽충 화석

얼마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모로코산 암모나이트 화석


이렇게 화석을 만날 때마다 나이와 상관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기 때문입니다.


아, 누가 이런 삼엽충 화석 안주나



대부분의 고생물학자들이 화석을 좋아하다가 이 길로 나선 것으로 생각됩니다.


화석은 정확히 '이전에 살던 생물의 흔적' 입니다.

그러니까 생물 그 자체가 보전된 것이 아니고, 생물이 죽은 후 퇴적물에 덮히고, 오랜 시간 동안 그 몸체가 광물로 치환되어 주변 퇴적물과는 구분된 생명체의 모양을 가지게 된 것을 말합니다.


화석 자체가 생물은 아니죠. 

쉽게 말해 돌입니다. 그러니까 이전 살던 생물의 모양을 가진 암석이라고 하겠지요.



우리 나라에서 화석 산지로 유명한 곳은 제 개인적 지식으로는 강원도 나팔고개와 포항지역입니다.


일단 나팔고개는 대한민국 지질학과 학생이라면 한 번 정도는 간다는 아주아주아주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아래 지도를 보시죠. 태백시 인근 동점동 근처에 기차길을 따라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고생대에 유명한 화석인 삽엽충이 나옵니다.






그리고 포항인근 지역은 지질학적으로 훨씬 젊은 제삼기 퇴적층으로 주로 나뭇잎과 물고기 화석이 잘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곳이 석사 논문지역이라 몇 개 가지고 있죠.





마지막으로 화석들은 의외로 많은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자연사 박물관에 가면 당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아직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기 때문에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라도 가시면 화석들을 공룡을 포함해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도시에 사시는 분들은 우리나라에 의외로 많은 건물들이 대리석으로 건축외장재를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건물에서 벽이나 바닥을 유심히 보면 어마어마한 수의 화석들 주로 산호초에 군락을 이루었던 극피동물, 산호, 이매패, 완족류 등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근무하는 베트남 호치민시의 건물 내벽에도 어마어마한 화석들이 있습니다.

런던 히드로 공항 2터미널 바닥에는 필석류 화석이 있고요.


지금부터 평소 지나다니는 건물이나 역 등등에 벽에서 화석을 한 번 찾아보세요.



뭐, 이런식으로 너무 확연하게 나타나는 녀석을 만날 가능성은 적고요,




이 정도를 만나면 굉장한 행운입니다.




보통은 위의 녀석 정도를 만나게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 고생물을 연구하기는 어렵지만 화석을 찾거나 구경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일단 화석을 찾고 나면 도시가 새로 보이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