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그런 사람이 한 명 정도 필요하다

mmgoon 2012. 2. 19. 13:54


나이가 많아지면서 나도 모르게 주변에 담장을 (혹은 아우라라고 할까 흠흠) 착착 쌓아 올리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남들이 내 귀에 대고 하던 이야기들이 이제는 슬슬 저 담장 너머에서 들려오기 시작을 하고,
이 결과로 내 개인적인 성숙이랄까 개인의 성품이랄까 하는 것들은 이전에 비해서 잘 돌아보게 되는데,
이게 계속 지속되다 보니까 정작 나름대로의 나르시즘에 빠져서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든가
'내가 보기에 이 세상은' 등등의 생각이 점점 짙어지고,  
이런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까 내 생각이 진실에서 멀어져 가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결국 사람은 혹은 살아 나가는 과정은 절대 좌표를 가지고 가기 어려운 것이라서 누군가 주변에 있어 자기에게

"오빠 그러니까 당신이 늙어서 그런거라구요" 라든가
"아아- 듣기 싫어 늙은이 처럼 욱- 하지 마" 혹은 단순히
"오빠 정신차려!!!"

등등의 상대 좌표라도 알려줘야 항로를 수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뭐 이런 사람이 굳이 매일매일 얼굴을 마주보는 관계일 필요는 없지만 (이런 경우 상대좌표로의 기능이 매우 상실된다) 어떤 형태로든 주변에 한 둘 존재를 해줘야 한다가 요사이 생각이다.
얼마전에 한국에 갔을적에 한 분 (그러니까 이런 존재)의 리셋에 의해서 좌표 수정이 들어갔었는데, 요사이 이 신규 좌표가 제대로 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외국 사는 것이 힘든 이유중에 하나는 바로 이런 관계의 인간을 주변에 두기 힘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