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봉지로 한 가득 받은 선물)
외국을 다니다가 보면 뭔가 그 나라만의 특산품이랄까 아무튼 척 보면 그 나라를 나타내는 뭔가를 한 두 개 정도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나는 법이다.
그렇지만 쿠르드에는 뭐 나름 이것저것 있겠지만 마음에 와서 부딧히는 것들을 아직 만난적이 없다.
지난번에 구입한 찻잔 세트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솔직히 터키에서 만들어 수입한 것이고...
이러던 중에 며칠전 쿠르드 사람에게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농촌 출신으로 지금은 아르빌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전쟁직후에는 늘 그렇듯이 이 나라도 건축쪽에 기회가 많아서 나름 돈을 잘 벌고 있는 친구다.
예의 차로 시작해서, 양고기 구이와 케밥으로 이어지는, 그리고 다시 과일과 차로 이어지는 그런 과식이 요구되는 식사를 했다. 자기 고향에서 가져온 양고기와 야채, 과일 등으로 엄청 맛있게 먹었다.
그러다가 문득 상 위에 놓여진 케밥에 뿌려 먹는 붉은 가루 이야기가 나왔다.
“이게 그러니까 뭘로 만든거죠?”
“아아, 그러니까 이게 뭐랄까 산에서 나는 일종의 관목의 열매인데... ... 암튼 몸에 좋고, 이건 울 고향에서 가져온 것이라 믿을 수 있고... ...”
“아아, 그렇군요. 그럼 고기 먹을 때만 사용하는 건가요?”
“아니져, 샐러드에도 유용하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안보이던데”
“아아 이 가루는 쿠르드 지역 특산품으로 쿠르드 사람들이 있는 이라크 북부, 이란, 터어키 정도에서나 구할 수 있는”
“오오”
바로 그러더니 가오를 따지는 예의 중동의 풍으로 아래 사람에게
“자자, 손님들에게 조금씩 싸서 보내. 알간?”
한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다음 날 숙소에서 빈둥대고 있는데 뭔가 물건이 왔다는 말을 들었다.
허억-
어제 그 가루였는데, 갔던 사람들 모두에게 1kg씩 게다가 어제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 것까지 챙겨서 거대한 주머니에 담긴 한 가득한 가루가 내 앞에 놓여있었다.
아무리 모든 고기와 샐러드에 뿌려도 수년은 갈 것 같은 양이다.
정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 주섬주섬 싸서 두바이로 가져오고 있는 길이다. (아아, 비행기에서 이 글은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올리는 시간과 시차가 있다죠 –_-;;;)
(나름 이중으로 포장을 해서 줬습니다)
흐음, 일종의 특산품을 손에 넣은 셈이다.
앞으로 음식들에 일종의 변화를 가져오겠지. 과연 정말로 몸에 좋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