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슐레마니아에서 나이트 클럽엘 가다

mmgoon 2009. 10. 22. 19:22


이 블로그에 들어오시던 분들은 알겠지만 제가 지금 있는 슐레마니아 그러니까 이라크 북부는 비록 바그다드보다는 안전하다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지 100% 안전한 곳은 아닙니다.
얼마전에 울 회사 길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폭탄이 발견되기도 했다죠. 아아- -_-;;;

그런 까닭에 이라크에 들어오면 꼼짝없이 건물안에 갖혀서 지낸답니다.
물론 현장엘 가도 비잉 둘러 담이 쳐있는 환경이지요.
덕분에 보름씩 이런 곳에 있다가 보면 정말로 어딘가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게 정상입니다.

이번에 슐레마니아에 오자 이미 10일을 홀로 이 곳에 있던 동기녀석이 거의 반가와 죽으려고 하더군요.
그리고 어제는 의기투합해서 슐레마니아를 둘러싸고 있는 산위에 있다고 전해지는 나이트 클럽엘 다녀왔습니다.
당근 경호팀들은 난색을 표명했지만 지칠대로 지친 동기녀석이 완강하게 버티더군요.

차를 몰고 산위에 올라갔습니다.
밤이라 불도 하나 없고 하늘에는 별이 총총하더군요.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서 올라가자 3층짜리 호텔이 나오더군요.
그 1층에 있는 나이트 클럽엘 들어갔습니다.
시끄러운 음악과 돌아가는 네온불빛이 나이트클럽임을 말해주더군요.
그러나 실상은 넓은 홀에 특별히 스테이지는 없고 가운데 약간 비어두고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고 배나온 아저씨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음악이 빠른 비트에 아랍 혹은 쿠르드 음악에서 댄스음악으로 (아아- 얼마만에 You're my hear Your my soul을 들어봤는지요 -_-;;;) 바뀌면서 댄서 언니들이 나왔습니다.

오오 나름 짧은 바지와 짧은 윗도리를 입고 열심히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더군요.

문제는 왠지 이뿐 언뉘들이 춤을 보고 있는데 치어리더 율동이 생각나는겁니다. 아아- 역시 안무가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그러나 워낙 이런 문화가 귀한 이쪽에서 아저씨들은 완전히 흥분을 했고 뛰쳐나와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이 흥분은 언뉘들이 들어간 후에도 가시지 않아서 완전히 남자들끼리 어께를 걸고 계속 춤을 추도록 했습니다.

같이 간 카완에게 물어보니 언뉘들은 주로 벨라루시에서 왔다는군요. 흐음-
결국 시끄러운 음악과 잠깐 언뉘들을 구경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네네 처음으로 이 나라에서 나이트클럽에 갔다왔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나름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적어도 뭔가 변화가 있는 밤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