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CCS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면 어떤 분들이
“아아 그건 아직 기술이…” 라든가
“실제로 구현하려면 아직 멀었지”
등등의 이야기를 듣고는 합니다. 뭐 더 심한 말씀도 하는데 ^^;;;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CCS라는 분야가 크게 개발이 되지 않은 이유로 이런저런 몰이해도 있고, 잘못 전달되어 있는 지식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죠.
그렇기에 이런저런 말들을 들어도 그냥 편하게 넘기거나 설명을 하는 편인데, 소위 전문가라고 하시는 분들이 뭐랄까 사회적인 지위와 신분(?)을 내세우면서 강력하게 말을 하시면 당황스러울 때가 있답니다.
도데체 저런 분들은 누가 제대로된 이야기를 해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CCS라는 것은 단일 기술이 아니라 이산화 탄소를 포집하고 수송하고 저장하는 일련의 기술을 말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이 중에서 포집과 관련된 것이에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는 것은 이산화탄소가 섞여있는 기체에서 이산화탄소만을 분리해서 추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의외로 이 기술은 나름 오래되었습니다.
1920년대 천연가스에서 불순물을 걸러내기 위해 개발을 시작해서 1930년대부터는 상용화가 되었고, 요사이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입니다. 뭐랄까 화학공정의 기본같은 것이죠.
딱딱한 이야기라서 그리고 화학공학적인 이야기라서 잠수함 이야기로 풀어보겠습니다.
잠수함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고 합니다.
잠수함들 특히나 핵잠수함처럼 오랜 작전기간을 가지는 잠수함들은 바다에 있을 때 대부분 밀폐된 공기상태입니다.
네네 물이 들어오면 안되겠죠.
잠수함의 공조 시스템은 사람들과 기계들이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CO2)를 제거해서 농도를 낮춰야 합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너무 올라가면 승조원들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아민이라는 화학물질을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아민이 들어있는 공기정화 장치를 가동해서 잠수함 공기중에 이산화탄소를 추출해서 해저로 내보내고, 다시 맑아진 공기는 순환시키는 방식이죠.
이 시스템은 매우 효과적이지만 미량의 아민이 재순환되는 공기에 포함되어 독특한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네 아민의 냄새인데 이 냄새는 승무원의 옷과 피부를 포함한 잠수함의 모든 부분에 스며들게 됩니다.
잠수함 승조원들은 곧 냄새에 무뎌져서 알지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어서 잠수함 승조원들의 냄새라고 한답니다.
네, 아민 냄새는 그리 좋은 냄새는 아니니까요.
이제 잠수함 승조원들을 구분하는 방법을 아셨을까요. ^^
이 아민이라는 물질은 잠수함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도 포집을 하지만 잠수함 이외에도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산화탄소 포집방법입니다.
대부분의 천연가스 처리공장, 화학공장 등에서 아민을 사용해서 불순물인 이산화탄소를 추출/포집하고 있습니다.
아민이 액체상태로 사용되기 때문에 습식포집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식에는 습식, 건식, 필터식이 있는데 습식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습식중에서 아민을 이용한 포집이 대부분이고, 아민은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화학회사인 독일의 BASF, 미국의 UOC Honeywell,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지난 수 백년간 공급하고 있고, 안정적인 기술입니다.
그러니까 이산화탄소의 포집은 새롭거나 개발해야 하는 그런 기술은 아닌 것이죠.
네네 돈만 있으면 됩니다. ^^;;
혹시나 어떤 사람이 이산화탄소 포집은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아아 잠수함이 왜 물속에서 안전한지 알아?” 라고 이야기를 시작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