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지질학/석유와 천연가스

미래의 석유 대체 가능한가?

mmgoon 2018. 8. 7. 13:40

정부가 좋아하는 신재생 에너지들



간만에 포스팅이네요.


이번 포스팅은 요사이 전기 자동차니 신재생 에너지니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회자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혹시나 석유 회사나 석유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아아, 막상 석유쪽으로 직장을 잡았더니 바로 사향산업이 되는 것 아냐?'

'석유산업이라니. 21세기라구!!'


하는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얼마 전에 봤던 프레젠테이션의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왠지 석유산업 하면 구시대적이고, 자본가적이며, 반환경적이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등등의 이미지를 가지시는 분들도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드리자면


'아직까지 탈석유는 불가능하고 미래에서 새로운 위상을 가질 것이다'


뭐 이 정도가 됩니다.


여기서 '석유' 라는 말은 소위 상류부문에서 생산되는 원유, 천연가스, 액화가스 등을 말합니다.

자자,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한 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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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에 대한 의문



석유에 대한 의문은 계속 있어왔습니다.

특히나 과거에 경우는 석유의 공급에 대한 의문들이 대부분이었죠.

즉, '석유는 언젠가 고갈된다'와 '그럼 그건 언제일까?' 라는 질문이 있어왔습니다.


이 질문은 소위 허버트 이론에서 peak oil 개념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붉은 색 선을 봐주세요.







허버트에 의하면 석유는 점점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위의 붉은 선처럼 매장량이 증가하다가 

매장량 정점(peak oil)에 도달하고는 매장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이론 덕분에 저도 어릴 적부터 "이제 석유는 3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어" 등등의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1980년과 비교해 보면 2017년의 매장량은 약 1조 배럴이 늘어났습니다.


 연도

1980

2000 

2017 

 매장량

(억배럴)

6,835 

13,009 

16,966 



덕분에 1970년에 약 40년이었던 가채년수 (석유의 채굴 가능한 년수)는 

2017년에는 수요가 증가되었음에도 오히려 50년으로 10년 정도 늘어났습니다.


이는 인류의 채굴기술의 발달로 인해 그리고 지속적인 유가의 상승으로 인해 채굴 가능한 석유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녹색의 선이 실제 생산량을 가리킵니다. 


참고로 가채매장량 즉, 채굴 가능한 매장량의 정의는 '평가 당시 기술력과 유가 수준에서 채굴 가능량' 입니다.


결국 예전에 허버트의 Peak Oil 이론보다는 현재는 Peak Technology 즉 채굴기술 정점 이론이 더 실제를 반영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요사이 유가를 들썩거리게 만든 미국의 세일가스도 다 이런 기술 진보의 산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석유에 대한 의문은 위에 말한 공급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대체에 대한 것입니다.

즉, '석유의 수요가 곧 감소한다'라는 수요 정점(Peak Demand) 이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그 동안 석유 기술자들이 열심이 노력해서 매장량의 증가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이런저런 대체 에너지원들의 개발로 수요는 결국 감소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이론에 대한 대답이 어쩌면 이 포스팅의 주제입니다.

이 포스팅에서의 예측들은 2017 IEA "World Energy Outlook"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미래 석유산업에 대한 질문들



우선 석유는 크게 다음의 2가지 역할이 있습니다.

1. 연료로서의 석유

2. 원료로서의 석유


일단 연료로서의 석유에 대한 질문은 


(1) 더 깨끗하고, 더 저렴하고, 더 안전하며,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2) 전기차의 발달로 인해 석유(내연기관)의 종말이 올 것인가?


입니다. 


그리고 원료로서의 석유에 대한 질문은


(3) 소위 '산업의 쌀'이라고 물리는 석유화학의 미래도 대체 가능한가?


입니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살펴봅시다.





(1) 신재생에너지, 석유 수요를 대체할까?



신재생에너지는 2005년도 교토협약 이 후 각국의 정책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4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는 최대 발전원(40%)으로 부상할 전망입니다.




(출처: 2017 EIA World Energy Outlook)




우리나라도 2016년에 발전비중의 7%를 차지하던 신재생에너지가 2030년에는 약 2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출처: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 '재생에너지 3020').


으음, 그럴사합니다.

하지만 위의 그래프를 조금 더 들여다 보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신재생에너지는 에너지 분야중 발전 부문의 대체제로 제한된다는 것과 

주로 석탄 발전 부문이 잠식 (37% → 26%)된다는 것이죠.


현재에도 의외로 석유가 발전에 기여하는 비율은 작은 편이고, 가스발전도 신재생에너지 발전 부문의 증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참고로 우리나 발전부문 중에 석유의 비중은 3.5% (2017) 정도입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시장논리보다는 정부 정책에 의한 추진 성향이 강하고, 

따라서 정부지원(보조금 등)이 없다면 경쟁력이 회의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출처: 에너지경제연구원)





그리고 국내는 일조량, 풍량 등 신재생에너지원 개발에 대한 지형적, 환경적인 한계도 있습니다.

요사이 어떤 광고를 보면 


"어디에나 골고루 비치는 햇볓으로 에너지를...." 


뭐 이런 대사가 나오던데 그럴리가요. 우리나라와 사막을 비교해보세요. 태양에너지가 똑깥지 않겠죠.


결국 신재생에너지는 주로 발전부문에 집중될 것이고,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정부의 주도로 성장한다고 해도 석유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적습니다.





(2) 전기차, 미래 수송을 대체할까?







요사이 차량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전기차에 대해서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전기차의 시대가 오면 말이야 석유회사들은 다 굶어 죽을 것임"


뭐 이런 이야기들을 요사이 많이 듣고 있습니다. 


일단 전 세계적으로 보면 2017년에 310만대 수준인 (0.3%) 전기차가 2040년에는 약 2.8억대가 되어 차량의 14%가 전기차가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2040년에 원유수요 중 일일 250만 배럴 즉, 수요량의 2.4%를 대체하게 됩니다.




(출처: 2017 IEA EV Outlook)





우리나라도 2017년에 25000대인 (0.1%)인 전기차가 2020년이 되면 25만대 (1%)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에도 연 1500~20000대씩 전기차가 늘어나고 있답니다.





네, 이렇듯이 일단 전기 자동차의 미래는 밝은 편입니다.


그렇다면 석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비롯한 탈 것들은 어떻게 될까요?

아래 표는 전세계 수송부문 에너지 소비 추이를 보여줍니다.




(출처: 2017 BP Energy Outlook)




물론 전기차의 수요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전기차가 대형 내연기관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즉, 승용차, 작은 트럭 (1톤), 단거리 항공기 정도만을 대체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수송수요의 증가로 내연기관을 이용하는 화물차와 항공기의 석유 수요도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전기차의 성장은 의무판매제, 보조금 등 시장보다 정책에 기댄 면이 큽니다.


전기차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지 광물이 (리튬 등등) 필요한데 이 광물의 원료 지역편중이 아주 큽니다. 

네네, 중국 친구들이 큰 소리를 내는 이유져. 

이 말은 전기차의 발전이 그렇게 경제정의를 실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죠.


또 하나 전기차의 핵심은 가벼운 소재인데 이를 위한 특수 플라스틱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 하겠습니다.


요약하자면 '전기차는 발전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운송연료로서의 석유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입니다.





(3) 석유화학용 석유 수요는 줄어들까?



아래 그래프를 봅시다.

2016년과 2040년을 비교한 것인데 발전과 승요차 분야에서 석유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외에 수송연료, 항공류, 특히나 석유화학의 수요는 증가하여 전제 석유수요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출처: 2017 IEA World Energy Outlook)






결국 미래에 석유수요 증가를 견인하는 것은 석유화학 분야 (50%)가 될 것입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 석유화학 제품들은 정보전자 소재 등 미래산업에 더더욱 필수요소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수요에서 석유화학 등 산업용 비중이 56.9%로 이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2017년 수출액 447억불로 전체 부문중 3위입니다)


결국 석유는 에너지원인 동시에 산업원료로서의 위치가 있고 이 부분은 신재생에너지들이 아에 대체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다가올 미래사회에 소재들이 첨단화될수록 석유화학 분야의 수요가 늘어날 예정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전기차, 우주항공, 드론 등등 미래 수송의 기초소재가 바로 석유화학 제품들입니다. 



아래 표는 2016년에 에경연에서 만든 장기 에너지 전망입니다.








2040년이 되면 서비스와 가정에서의 석유 수요는 감소되겠지만 이 보다 훨씬 더 큰 수송과 산업의 수요가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석유화학 제품들이 없는 현대문명은 다시 석기시대로 회귀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요약하자면 '공업원료로서의 석유의 가치는 미래에 더 커질 것이다' 라는 것입니다.







이제 이 포스팅의 결론을 내리자면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대체에너지들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석유의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제1의 에너지 자원의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생 에너지는 주로 발전분야에 집중되고 석유의 보조자 (secondary to oil)의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전기차는 소형/단거리 용도에 집중되고, 대형트럭이나 항공기에 대체는 불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 산업들의 소재는 첨단화가 됨에 따라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 증대될 것입니다.


한 마디로 하자면 "아직은 석유에 대해 굳바이를 한 시기는 아닌듯"하다라는 얘기입니다.


요즈음 석유업계 분위기가 영- 아닙니다.

지난 몇 년간의 저유가에서 아직은 회복단계이고,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려서 폭등하는 유가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정부에게 "준비해야 한다" 라고 크게 말하지 못하고,

등등 말이죠.

국가의 계획은 정치와 약간은 무관하게 묵묵히 다가올 미래를 위해서 준비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