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미스테리의 두바이

mmgoon 2013. 8. 23. 21:58

다- 두바이 스타일이라고-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요. 여름에 어울리는 생활 밀착형 미스터리 스토리를 소개합지요.


일단 우리 아파트에 얽힌 미스테리 하나.


그러니까 그게 며칠전에 일인데, 여느 날과 같이 퇴근을 해서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여기까지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었죠.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문이 열리고, 여느 때 처럼 아파트로 갔지오. 카드키를 대자 예의 '삑' 하는 소리가 나면서 문이 열립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어두컴컴한 거실이 보이더군요. 


'어두컴컴?'


참고로 우리 집은 미니멀리즘(돈이 없어 가구 갯수가 적고)에 맑고 밝은 인테리어(그니까 흰 벽에서 거의 손을 대지 않은)를 자랑하는데?

게다가 저 책상에 놓여있는 맥북프로라니?

어? 게다가 이 이상한 냄새는?


결국,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간 집은 우리 집이 아니었던 것이다.

왠지 쭈뼛한 느낌이 들어서 다시 조용히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밖으로 나와서 살펴보니 우리층이 아니라 2층 아래였다.


그러니까 결론은....

우리집 열쇄로 2층 아래집도 열 수 있다는 건데...

그리고 왜 아무도 없었는데 엘리베이터는 2층 아래에 멈췄는가....


으음....

이 사실을 아파트 관리팀에 알려야 하나




두번째 이야기.


어제 두바이 휴대폰 서비스 업체인 에티살랏으로부터 메시지를 하나 받았습니다.


'자, 지금 사용하시는 휴대폰을 재등록해주세요. 인터넷 사이트에 가셔서....'


인터넷을 켜고 재등록을 완료했습니다. 그러자


'그래요. 잘 하셨습니다. 그럼 이걸 인쇄해서 가까운 에티살랏 대리점에 가셔서....'


결국 인터넷으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대리점에 가야하는 전형적인 두바이 시스템이 것이였죠. 


뭐, 이 나라 한 두 해 산 것 아니기 때문에 인샬라 하는 마음으로 오늘 대리점에 찾아갔습니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20분) 드디어 담당자 앞에 섰습니다.


"그러니까 어제 인터넷으로 다 등록을 했고요..."

"아 그렇군요. 어디 한 번 보죠"

....

....

"아니? 뭔가 이상한데요? 지금 등록된 이름이 다른데요?"

"그럴리가요?"

"최초 등록하실적에 에미레이트 아이디로 하시지도 않으셨고...."

"저기요. 제가 이걸 살 때는 에미레이트 아이디라는 것은 있지도 않았다구요" (참고로 에미레이트 주민등록증은 2년전부터)

"아아 그렇지요. 그러니까 어디 한 번...."

....

....

"아아 손님 도무지 이해가 되지를 않는데. 원래는 안되는데 이쪽으로 오셔서 화면을 한 번 봐주세요. 도무지 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화면을 봤더니 이렇게 되어있었다.


성: KIM

이름 : KOR


대충 상황이 파악되었다.


"아아- 알겠네요"

"정말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이런 것이죠. 제가 이 번호를 만든 곳에서 제 이름을 쓰는 곳에 실수로 제 국적을 입력해버렸네요."


두바이에서 전화기를 사면 신청서에 이름, 국적, 주소 등등을 적어내면 직원이 이걸 보고 컴퓨터로 입력을 하는데, 그 넘이 실수를 한 것이다. 

이름을 넣는 란에 KOREA라고 넣은 것이거나 시스템을 새로 바꾸면서 제대로 importing을 못한 것이다. 


결국, 지네 실수가 명백한 상황에서 녀석은....


"아아, 원래 이러면 안돼는데요. 저름 좀 도와주세요"

"어떻게?"

"그니까요. 일단 서류상으로 KIM KOR씨가 님에게 전화번호를 넘기는 식으로 처리하면 안될까요?"


그렇다면 나는 지금까지 이름은 KOR고 국적은 H****** 였다는 것인데 도데체 에티살랏 녀석들은 수 년간 별 문제 없이 돈을 받아갔단 말인지. 




두바이에 살다 보면 벼라별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을 겪는데.

겉으로는 번듯한데 실상은 허당인 까닭이다.

2층 아래집과 카드키가 겹치고, 수 년간 다른 이름으로 등록된 휴대폰을 사용하고.

뭐, 인샬라 인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