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내가 만일 무엇인가 잃어버렸다면

mmgoon 2008. 1. 30. 01:04





예전에 피터팬이 그러니까 이미 늙어버린 피터팬이 나온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뭐 미국식 그런 진행얘기는 빼고 내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거기에 왠 늙은 할아버지가 나오는데, 

예전에 소식적에는 피터팬과 하늘을 날아다니던 그런 사이였지만 뭔가 (그에게는 구슬모음)를 잃어버린 까닭으로 그가 날 수 있는 최소의 조건 

그러니까 'one happy thought'를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가 되어 날지 못한다. 물론 마지막에는 펄펄 날았지만서도....


그 사람이 one happy thought를 잃어버린 것은 물리적인 상실이다. 

사실 그 구슬 무더기는 누군가가 감춰버린 것이다.



그래 비슷한 논리를 적용하자면 나도 뭔가 잃어버렸다.

문제는 솔직히 그 할아버지 보다도 더 지독하게도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사회에 가면 내가 겨우 마련한 어줍잖는 기술을 쭉쭉 빨아먹으려는 사람들이 즐비하고, 

개인적으로는 그래 이런저런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경험들을 했으면서도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인지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그런 사실이 나를 힘겹게 한다.


뭐 작지만 집이 있고, 누구나 봐도 지극히 평범하지만 차도 있고, 그리 재정적으로 아직까지는 쪼달리지 않고 혹은 스스로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도무지 기쁘지 않다.


어느 순간에는 맥주 한 병에도 기뻐했고, 사람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도 즐거웠는데, 

도무지 나를 최소한 스스로라도 즐거워할 그런 무언가를 찾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지겹다.

이런게 40대라면 뭐 영 별로였던 20대로의 회기 분위기로 살아야 한단 말인가.


자기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만으로 38세, 우리나라 나이로 40대를 지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