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음악 듣는 법이 바뀌다

mmgoon 2012. 7. 4. 13:43

예전에 한 후배가 말했다.


"그러니까 앨범은 한 가수의 자기 표현이죠. 어떤 순서로 어떤 곡들을 담아내는가 심지어 곡과 곡 사이에 시간을 얼마나 두어야 할 것인지도 고민을 한다구요"


머리로는 이렇게 알지만 외국생활 하면서 한국노래를 듣는 다는 것은 적어도 한국보다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참동안 대충 이런 식으로 음악을 들어왔다.


- 일단 아이폰에 Play List를 하나 만든다

- 최신곡 (의외로 잘 구해진다)들을 몇곡 넣고

- 소위 개인적인 스테디 리스닝 몇곡을 추려 넣고

- 왠지 들어봐야 하는 것 같은 노래 1곡 정도

- 그런 후에 스스로 플레이 순서를 정하고 듣는다.


뭐 이런 식으로 음악을 들으면 왠지 수학 요점정리 같은 소위 '단기간에 속성으로 뭔가를 이룬' 그런 느낌을 받는 장점이 있다.


그러다가 2가지 일이 생겼다.


1. 어찌어찌하여 소위 '전곡'이 담겨져 있는 몇몇 가수들의 CD가 최근 몇개 생겼다.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내 차의 CD player라는 것을 사용해서 음악을 들었다.


2. 급히 차를 출발하느라고 우연하게 play list가 아닌 내 아이폰에 있는 전 곡을 랜덤으로 듣는 일이 생겼다.


이 두가지 사건의 결말은.... 

음악을 듣는 즐거움이었다. 

예전에 테이프나 LP로 들을때에 '소위 내가 100% 컨트롤을 가지지 못하는' 음악, 그러니까 어쩌면 가수가 내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주는 즐거움을 (모든 경우에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_-;;;) 다시 찾은 것 같다.




이런 와중에 윤하가 4집을 내었고, '타이틀 곡이 뭐야?' 하면서 보고 있는데 이게 미니 앨범이 아니고 정규앨범이라는 사실과 인터뷰 중에서 소위 하나의 앨범을 염두에 두었다는 (그러니까 한 곡 보고 만든 것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느린 인터넷을 감내하면서 (왜 정품 사이트들이 어둠의 사이트보다 느린건지) 전곡을 다 받았다.


뭐 후배가 말했던 곡과 곡사이의 시간은 느낄 수 없지만 나름 이제는 경력이 있는 소녀가수 (이 표현이 맞나?)의 음악 작업을 느낄 수가 있어서 좋다. 

이 앨범에는 다음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01. Supersonic  

 02. People

 03. Rock Like Stars (feat. Tiger JK)

 04. Run 

 05. No Limit  

 06. 소나기  

 07. 우린 달라졌을까 (With John Park)  

 08. Set Me Free  

 09. 크림소스 파스타  

 10. 기다려줘  

 11. Driver (feat. 박재범)  

 12. Hope  


타이틀 곡은 Supersonic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소나기가 좋다. 간만에 12곡이나 들어있는 앨범이어서 멍- 때리고 듣기에 좋은 듯.


뭐,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요사이 즐겁게 음악을 듣고 있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