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이사의 요정 이 녀석을....

mmgoon 2012. 6. 4. 21:50



내가 요정 이야기를 가끔 쓰니까


'아 저인간 뭔가의 메타포로 요정이란 단어를 사용 하는군'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 생각에 어떤 세상일 중에는 도무지 이 '요정'의 개념을 도입하지 않고서는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오늘도 그 요정녀석 이야기.


언젠가 블로그에 썼던 것 같은데 나는 '이사를 싫어한다' 그것도 아주 지독히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사를 하게되면 평소에는 주변에서 눈에 띄지도 않던 소위 이사의 요정 녀석들이 급 흥분을 하기 시작하고, 

이렇게 흥분한 녀석들은 나름 자신들의 방식으로 자기 담당 구역 혹은 주변에서 이사를 하는 사람들을 돕겠다고 (그렇다 녀석들은 악의가 없는 것이다!!!) 

초청도 하지 않았는데 남에 집에 들어와서 이사짐들을 꼭꼭착착 싸기 시작을 한다.


여기까지 쓰면 '아니 그럼 도움이 되면 되었지 무슨 문제인 것이야?'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요정 녀석들은 대부분 자기 중심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모든 일들을 자신의 기준에만 딱 들어맞게 일들을 처리한다.

이사의 요정 녀석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순전히 자기 중심적인 방법으로 이사짐을 꾸려버리기 때문에 

이사가 끝나고 새 집에 가더라도 도무지 찾을 수 없는 물건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사를 끝나고 이라크에 가기 위해서 이라크 휴대폰을 찾았더니 없었다.

난 녀석을 알기 때문에 절대로 이 물건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있기는 한데 찾지 못하는' 것이란 것을 느꼈지만 

아에 찾지 못하는 물건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 물건과 일상생활에서는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결국 버티다 버티다 새로 2 SIM card phone을 구매하고, 쿠르드에서 2개의 SIM 카드를 사서 (흑흑- 내 돈) 새로운 번호를 얻고, 

다시 이걸 주변인간들에게 알리는 그런 일련의 귀찮은 행위들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제는 나름 새로운 전화번호를 뿌렸다고 생각하는 오늘 아침,

안방 서랍 속에서 고이 모셔둔 이전 이라크 휴대폰이 터억-하니 나타났다.

멀리도 아니고 장롱 깊숙히도 아니고 안방 서랍이라니..... 힘이 빠졌다.


결국 이사의 요정 녀석 덕분에 2개의 이라크 휴대폰과 총 4개의 이라크 번호를 보유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거실에 있는 3개의 똑같은 모델의 발톱깍기도 녀석의 작품이다. -_-*


"요정을 만나고 싶어요"


라고 어린 애들이 보채면, 바로 이사를 하면 됩니다..... 가 이글의 주제입니다. 뭔 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