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오늘 태안에 다녀왔습니다.

mmgoon 2008. 1. 14. 21:53



뭐 회사가 석유회사이다보니 실제로는 이번에 원유를 쏟은 그런 회사들과는 아주 다른 종류임에도 불구하고 

(어디 우리나라가 이성적일때가 몇번이나 -_-;;;) 

회사이름에 '석유'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까닭으로 모든 직원들이 강제적으로 한번 혹은 몇번씩 태안에 가서 원유에 오염된 바위를 닥아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뭐 이런 이유로 (조금 불손하군요) 태안에 다녀왔습니다.


날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평년기온을 웃돌다가 바로 이번주부터 평년기온 밑으로 쑥 떨어졌더군요.

덕분에 바람 씽씽 불어대는 해변에서 오돌거리면서 돌들을 닥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몸을 덥히고 싶어서 위스키를 한 잔 했더니 몸이 노곤하군요.

솔직히 나같은 사람들이 죽을 고생을 해서 찾아낸 석유를 쏟아서 좋아라 하는 해산물들과 거기에 얽힌 삶들을 날려버린 사람들이 밉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적어도 지구에 대해서 공부했고, 지구를 뒤적거려서 삶을 유지하는 1차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바라본 해안가는 가슴을 아리더군요.


뭐 그렇다고 상황은 그리 감정적인 상황으로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같은 날 조용하게 가서 


"있자나 태안이란 곳에 다녀왔거든" 하면 

"아아, 뭐에요. 갑자기 착해진 건가요?" 


하는 식으로 떠들수 있는 바 하나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뭐 그런 곳은 정말로 이 나라에는 없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