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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여행 이야기

한 겨울에 제네바

by mmgoon 2012. 2. 15.
급작한 출장이었다.
출발 전 날 결정되고 바로 비행기표부터 알아본 다음 구글 어스로 호텔을 찾아서 예약을 하는 그런 여행 (정확히는 기술회의를 위한 출장)이었다.

제네바는 옛날 옛적에 스키장 갔다오다가 한 번 잠깐 들렸고, 그 다음 몇 년 전에 기술회의 하느라 출장을 갔던 곳이라서 이미지가 약하다고 해야하나 별 생각이 없다고 해야하나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번 출장으로 아주 강한 이미지 하나가 머리에 밖혔다. 

'추위'

정말 추웠다. 두바이에 사는 내가 결단코 입을 필요가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거위털 파카를 껴입고 덜덜 떨었었다.


이번에 숙소는 제네바 기준으로 보면 저렴하지만 (옆에 호텔 숙박비의 1/10) 시내 중심에 있는 곳이었다.
당근 시설이라든지 서비스라든지는 역시 저렴(?)한 수준.


나름 역사가 있는 호텔로 큰 걸 바라지 않는 사람에게 위치도 좋고 숙박하면 숙박기간 만큼 대중 교통권을 주는 곳이라서 만족스러웠다.



짐을 풀고 '그래도 제네바에 왔으니 레만 호수를 봐야지' 하고 길을 나섰다가 열라 후회했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어서 가볍지 않은 몸이 (흑흑) 자꾸 기울어졌다.



길을 헤메다가 넘 추워서 아이리쉬 펍엘 (왜 제네바에서 -_-;;;) 가서 맥주 한 잔 하면서 몸을 녹였다.

다음 날 일어나보니 티비에서 날씨 얘기가 한창이었다.


 



결단코 이쁘게 옷을 입을 상황이 아닌 것을 직감하고 쑥스럽지만 열라 껴입고 회의장으로 향했다. 
제네바 사라들도 이런 추위는 정상이 아니라고 할 정도였다.

예상대로 길고 지겨운 기술회의가 이틀 이어졌고, 추위는 계속되었고, 떠나는 날 아침이 왔다.
짐을 꾸려서 체크 아웃하고, 비행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추위를 무릅스고 잠시 돌아다녔다.


론 강가에 조형물
 

 
돌아다니다 찾은 쿠르드식 음식점 Nawrouz (설날이라는 뜻)

 
꽁꽁 얼어버린 레만호의 선착장. 어떤 배는 눈과 얼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잠수(?)를 하기도.

 
우리나라에 오비 맥주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하는 맥주 상표. 온 거리에 이 상표가 가득. 맛도 나름 괜찮은편이다.

 


스위스에 있는 맥도널드에서는 커피를 시키면 쵸컬릿을 같이 줍니다. 울나라 맥도날드 보다 훨 진하고 맛있어요. 뭐 그렇다고 '아주 맛있다'는 아닙니다. 당신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니까.

 
휴지통에 써있는 merci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제네바는 불어권입니다.

뭐 이렇게 휴지통 사진을 마지막으로 (뭐나 -_-;;) 제네바 여행도 (출장입니다 실은 -_-;;;;)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