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시어머니의 중요성

mmgoon 2011. 9. 11. 04:02



내가 본격적으로 요리의 세계로 접어든 것은 한국이 아니라 외국생활을 하면서 부터다.

한국에서야 솔직히 어디든지 밥 정도는 먹을 수 있었고, 집에서 지원도 있는 그런 환경이어서 소위 '남자식의 대충' 요리로 연명을 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워낙 우리나라에는 한국요리의 전문가 - 엄마들 - 가 넘쳐나는 그런 환경이어서 왠만큼 노력을 해서 요리하는 기쁨을 얻기 어렵고, 

나름 국영기업에 다니는 김대리(당시)가 대장금 급의 요리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뭐랄까 그리 동기부여가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삼각김밥이 있지 않은가?
내가 살았던 외국에 삼각김밥이 있었다면 나는 결단코 요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흠흠-


처음으로 살게된 외국인 영국.
진정 먹을 것이 없는 그런 고장이다.
게다가 뛰어난 학교 위치로 인해서 주변에 한국 수퍼는 당근이고 중국 수퍼 하나 없는 그런 작은 마을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그리고 정착 초기 별로 할 일 없는 주말들이 있고해서 배우기 시작한 것이 파스타다.
이렇게 이태리 요리를 시작으로 해서 뭐랄까 원리를 깨닭고 나면 100% 간단해지는 영국요리를 티비프로를 보면서 배워나갔다.

그리고 베트남.
아마 베트남이 가장 부엌에 적게 들어간 곳이다.
메이드인 린이 나름 한국음식 비슷한 것을 해줬기 때문에 가끔 요리 가르치기 위해서 들어가는 것이 전부였던 듯 하다.
그래서 이 때 주로 마실 것 (커피, 차, 칵테일 등등)에 버닝을 했었다.

지금 살고 있는 두바이.

첫째, 너무나 이곳은 할 일이 없다.
둘째, 여기는 완전 영국같은 식재료를 구할 수 있다.
세째, 외식비용이 장난이 아니고, 뭐랄까 수준이 있는 음식은 열라게 비싸다.


결국 두바이에 다시 와서 음식의 불이 크게 일어나고 있는 요즈음이다. 

두바이에 와서는 영국음식 보다는 주로 중국과 동남아 음식에 버닝중이다.


이렇게 외국에서 음식하는 법을 주로 배우다가 보니까,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나, 사용하는 조리도구들이 한국식이 아닌 듯 하다.
냄비보다 소스팬들을 주로 사용하고, 프라이팬 보다 웍을 주로 사용하고 쌀은 파스타 통에 넣어두고 (이게 편하다) 

양념들은 넣어두지 않고 빙빙 돌아가는 플레이트 위에 세팅하고 등등이다.

으음, 나중에 한국 돌아가면 이게 음식하는 법 다시 배워야 하나 그런 느낌이다.
아까 티비에서 만두를 찌는 것을 봤는데, 한국에서는 냄비에 일종에 스티머를 넣고 만두를 쪘다. 

나는 웍에다가 뱀부 스티머로 하는데 말이다. 

웍이 더 빨리 스팀이 나오는데 뭔가 냄비로 하면 더 좋은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할머님이 음식은 시어머니가 잘 가르쳐야 한다고 그래야 제대로 버릇이 든다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
으음, 꼭 외국 시어머니한테 배운 음식솜씨를 가진 며느리가 된 심정이다.


p.s. 제대로 된 Banh Xeo 레시피를 구하는데 영- 없네. 어디서 구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