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문방구에 영향을 받는

mmgoon 2011. 3. 12. 18:32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절대로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의외로 민감한 구석이 있다.
특히나 심한 부분이 바로 문방구다.

예를 들어 펜은 두 가지. 
펜을 사용해야하는 경우는 미스비씨에서 나온 파란색 Uni Ball eye 펜을, 볼펜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파란색 빅볼을 사용한다.
회사에도 백업에 백업까지 6-7개씩 있고, 집에도 개인적으로 구입한 것들이 40개씩은 있다. 아, 만약에 이 물건들이 생산중단이 되면 다른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을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뭐, 두 제품 모두 유명해서 당분간은 이 걱정은 없지만서도.




그리고 가장 또 없이는 못사는 물건이 바로 리갈 패드다. 노란색 바탕에 적당히 얇은 종이의 촉감이 좋다. 뭐 한국에서는 이걸 넣고 다니기 위한 패드폴리오(pad polio)도 구하기 어렵지만 그리고 구입도 어렵지만 리갈패드에 works to do나 아이디어를 적거나 스케치를 하면 굉장히 생각이 정리가 잘 된다.
내 책상서랍에는 4-5개의 백업이 있고 (우리 사무소 문방구 구입 시스템이 약간 문제가 있어서 떨어지고 나서 다시 구입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집에도 몇개쯤 굴러다닌다. 
2개 정도를 사용하는데, 하나는 works to do용으로, 하나는 아이디어 정리용으로 사용중이다.
심지어 이 글을 작성하는 노트 프로그램도 이 노란 리갈 패드를 본 뜬 디자인이다. 확실히 이 디자인이 글이 잘 써진다.



아, 또 좋아하는 것이 노트인데, 우리나라 식의 고급 종이와 스프링 바인딩을 한 종류가 아니라 조금은 투박하고, 종이의 질도 약간 떨어지고, 제대로 바인딩이 된 노트다.
이 노트의 좋은 점은 왠지 거부감이 없어서 이런 저런 내용을 계속 적어 나가기가 좋다. 물론 가격도 저렴하다. 때문에 내가 하는 프로젝트 별로 하나씩 이런 노트를 사용한다.
문제는 이게 약간 보기가 그닥 좋지 않은 이유로 소위 우리나라 회사에서 하는 공식적인 회의에 데리고 다니기가 별로다.

덕분에 사용하는 것이 소위 시스템 다이어리다.
시스템 다이어리에 장점은…. 보기에 좋고, 속지만 갈아끼면 매년 스케쥴을 정리해서 hard copy로 보관하기 좋다. 순간적인 실수로 digital copy 스케쥴이 날아가면 백업으로 사용한다.
뭐 앞서 말했듯이 윗분들이 주재하는 회의에 들고 가서 받아적는 역할을 수행한다. 언젠가는 이런 회의에도 디지털 기기들을 들고가서 메모나 스케쥴을 적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롬 시스템즈 속지를 사용한다.

이제는 아이폰과 맥을 이용하는 스케쥴관리와 연락처 관리가 대세를 이루기 때문에 문방구들의 역할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문구류를 파는 곳이나 문방구에 들어가면 한참동안 이거저거 들여다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역시나 종이의 매력은 있다. 그 위에 사각거리는 즐거움은 결코 무시 못한다.

주제는 나는 센시티브한 사람이다 정도인가.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