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물고기 요리를 먹었습니다

mmgoon 2009. 5. 11. 16:03


지난번에도 한 번 썼던 것 같은데 이라크에는 물고기 요리가 유명합니다.
이게 이라크는 나름 사막같기도 하지만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일으킨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흐르는 곳이고, 제가 있는 쿠르드도 이들강들에 수원이 되거나 혹은 나름 이 동네에서 큰 강들이 있습니다.
덕분이 민물고기인 붕어와 잉어들이 있고, 녀석들이 상당히 큽니다.

이런 이유로 생선을 숯불에 구워먹는 요리가 발달했다죠. 흠흠- 저야 좋죠 ^^;;

어제는 간만에 만난 무니르 녀석과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미스터킴 아아- 제가 아는 한 쿠르드에서 가장 맛있는 생선구이집에 가시져"
"그럴까나?"

해서 두 남자는 의기투합을 했고, 아르빌에 있는 한 생선가게에 갔습니다.
무니르 말에 의하면 사전예약이 필수라는 군요.

가게에 들어갔더니 큰 수조에 붕어들이 넘실거리면서 헤엄을 치더군요. 옆에 화덕에는 숯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고요.
바로 입에 군침이 고이더군요. 이렇게 침을 삼키면서 탐욕스런 눈으로 생선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미스터킴. 여기에요 여기. 아아- 그리고 우리 물고기들은 이미 주문을 했다구요" -_-;;

자리에 앉자 샐러드와 레몬과 양파를 가져다주고 바로 정말 거대한 붕어 숯불구이를 각자 한 마리씩 가져다 주더군요.
레몬을 짜서 생선에 뿌리고, 생선살을 살살 포크로 발라서 빵에 싸고 샐러드를 같이 넣어서 한 입 넣자.... 아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너무 맛있어서 열라 먹고 있는데

"이게 메소포타미아 식으로 구운 거라고요?"
"메소포타미아식?"
"그러니까 지난번에 드신 생선은 쿠르드식이고요 이건 바그다드에서 사용하는 방법이져"
"이게 더 맛있는 것 같은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요"

다시 한 번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위대함을 깨닿고는 -_-;; 각자 차를 한 잔 하고 저녁을 마쳤다.

혹시나 아르빌에 오실 일이 있으시면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요. 제가 생선 한 번 쏩니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