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이하나의 힘 - 위성방송을 설치하다

mmgoon 2009. 2. 22. 13:30



두바이는 몇 번인가 말한대로 그리 재미가 있는 곳이 아니다.
뭐 어짜피 평일이라면 일하느라 거의 저녁 시간이 없으니 예외로 하고 -_-;;;


베트남이라면 별로 할 일 없는 오후라면 호치민시를 걸어다니면서 사진도 찍다가 더워지면 카페가서 커피나 마시다가 

해가 지면 바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티비를 보거나 언니들하고 노닥거리면서 주말을 보낼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곳은 아직 비자가 없어서 차도 못사니까 어디 나갈 수도 없고 (또 차가 있다고 어딜 갈 것인가?) 

맥주도 마시기 편한 곳도 없고 더군다나 좋아하는 걸어다니기를 하기도 그런 곳이다.


이런 이유로 보통 주말에는 느려터진 인터넷을 붙잡고 빈둥거리고 있는데, 같은 아파트에 사는 소장님이 제의를 해왔다.


“그러니까 김과장아 너랑 나랑 같이 인공위성을 설치하면 비용도 반반이 되고 무엇보다 KBS world를 같이 볼 수 있다구”
“네에...”


심드렁 대답을 해놓고 인터넷에서 KBS world 방송편성을 찾아봤다.

내 기억속의 KBS world는 10년전에 방송했던 목욕탕집 남자들이나 하는 그런 재미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게 뭔가 무려 ‘이하나의 페퍼민트를 매주 월요일날 하는 것이 아닌가!!!

뭐 문제는 있다. 

이게 월요일 새벽 2시부터 하는 것이니까 화요일 업무는 거의 마비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소장님 죄송합니다요. -_-a


바로 소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넵. 같이 설치하시지요” 


했고, 오늘 두 명의 인도 아저씨들이 와서 아침 9시반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도데체 왜 이리 오래 했는지 도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옥상에다가 접시를 설치하고 위성방송을 설치했다.
덕분에 지금 9시 뉴스를 봤고 천추태후인가 하는 것을 보고 있다.


으음...
역시나 KBS는 뉴스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고... 게다가 유일하게 보는 해피선데이는 선데이 그러니까 내가 출근하는 일요일에 한다. 

결국 믿을 수 있는 것은 달랑 새벽 2시 페퍼민트 밖에 없다. 


설치비용만 48만원인데... 과연 옳은 선택이었나는 돌아오는 월요일에 밝혀지겠지.

아아, 토요일이 이렇게 지나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