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공항에서 빈둥대고 있습니다

mmgoon 2009. 1. 15. 11:14


결국 밤새 마지막 남은 와인 한 병과 함께 짐을 다 싸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나머진 다 버리고 떠납니다. 훗훗-
올 들어서 가장 춥다는 오늘 짐을 들고 공항가는 버스를 타고 오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나더군요.
뭐 이제 한국에는 집도 없고, 차도 팔았고, 심지어는 어무니도 없으니까 게다가 휴대폰도 조금 있으면 끊길 예정이니까 미련 따위는 없는 것인데, 아직도 충분히 즐기지 못한 삼각김밥을 놔두고 떠나려니 조금 아쉽군요.

짐들이 대부분 옷이다보니까 예상외로 무게가 나가지 않더군요. 후후-
대충 사무실에 있던 집기들은 미리 보냈고, 나머지는 다 이삿짐에 실어서 배로 보냈으니 정말 당장의 옷가지만 필요하네요.
핸드캐리하는 가방이 조금 더 무거워진 것만 제외하면 지난번 출장과 큰 변화가 없습니다.

가족들과 같이 가는 직원들을 피해서 공항모처에 숨어서 이메일도 체크하고 블로그에 글도 올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집은 대충 구한 듯 합니다.
얼마전에 소장님이 두바이 가시길래

"소장님 대충 보시고요 저 잘 아시니까 제 취향이다 싶은 것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했더니 오늘 귀국하시면서 전화가 왔더군요.

"야, 딱 니 취향이다 싶어서 너랑 나랑 1년치 예약했거든, 가서 보고 정/말/로/ 싫지 않으면 계약해라"

해서, 결국 한 번도 보지 않은 집에서 그것도 소장님과 같은 아파트에서 1년을 사는 운명으로 규정지워졌습니다.
뭐 정/말/로/ 싫으면 옮길수도 있겠지만 뭐 그럴리는 T_T 아아- 소장님- 절 어찌 아신다고 생각을 하시는지----

암튼 집도 대충 구해졌으니 가서 짐정리하고 주말보내다가 (금요일과 토요일에 쉽니다) 일요일에 출근했다가 월요일엔 영국가면 되겠네요. 삶은 그렇게 진행되는 것이군요. 흠흠-

앞으로는 한국에서 글 올릴 기회가 적겠네요. 아마도 당분간은 한국에서 올린 글은 이 글이 마지막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