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언제나 항상 그렇지만 막상 떠나려고 하면 이거저거 마음에 밟히는 일이란게 생기게 마련이다.
영국을 떠나려는 순간 2년 내내 우울함으로 일관하던 거리가 따뜻함과 정감의 상징으로 변해버렸고
베트남을 떠나려는 순간 4년 내내 시끄럽고 정신없던 거리가 갑자기 고향같고, 언뉘들이 슈아악 이쁘게 보이기 시작했고,
이제 한국을 떠나려고 하니까 동네에 맛집들이 보이고 마음에 드는 술집을 찾았다.
늘 그런 것 같다.
떠나는 동작을 막상 시작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눈 앞에 좋아하는 것들이 사삭하면서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한다.
으음 생각을 해 보면 이건 내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경우 소위 '다 끝나고 나서'야 내가 좋아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경험을 지금까지 해왔다.
결국 지난 주말에 찾은 마음에 드는 술집 (이 얼마나 귀한 단어인가)은 내가 이제 떠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인 것이다.
아아-
왠지 어깨 밑에서 다시 날개에 깃드는 바람을 느끼지만 (비록 같이 살지도 않고 소 닭보듯 하지만) 어무이 있는 한국에서 일년만 더 빈둥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슬슬 날기에는 나이를 먹는 것일수도 있고, 단지 간만에 고국에서 느낌 편안하고 긴장이 적은 삶에 마음을 빼앗겼다는 생각이 든다.
늘 그렇다. 막상 떠나려고 하면 잡는 이도 없건만은 발이 무거운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