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암만에서 집구하기

mmgoon 2008. 12. 18. 00:43

이 많은 집들중에 내 집은 어디인가?




한국에서 이라크를 가려면 왔다갔다 하는데에만 5일의 시간이 소모되고 상상을 초월하는 비행기값이 들고 

무엇보다 김과장은 꼭 주말에 떠나서 주말에 돌아오는 간악한 시스템에 노예가 되어야 하는 관계로, 

울 회사는 요르단 암만에다가 사무소를 내고 이라크에서 일하다가 암만으로 빠져나오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뭔가 대단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너무 당연한 것을 그리 오랬동안 고민을 한 울 회사가 놀라울 뿐이다.


덕분에 김과장은 암만에서 집을 구해야하는 상황에 봉착을 했다.

너무 막막해서 (도데체 암만의 주택상황을 어찌 안단말인가) 베트남에서 알던 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야, 난데 암만에서 술먹기 좋고 놀데 많은 동네가 어디니?"

"오오 압둔이지. 언뉘들이... ... "


바로 인터넷에서 압둔 부동산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했다. 

일단 압둔에 살테고 압둔에도 부동산이 있을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 였다. 흠-

놀랍게도 소위 압둔 부동산이라는 이름의 부동산이 있어서 바로 전화를 했다.


"걱정하지 말라구요 미스터 키이임. 내가 외국 사람들 얼마나 소개 많이 시켜줬는데요. 바로 이따가 만나져"


하길래 수 아줌마를 만났다.

수 아줌마는 다혈질이고 뻑하면 오버를 하고 뻑하면 전화로 아들 녀석에게 소리를 치는 타입으로 쉽게 말하면 시원시원하지만 시끄러운 타입이다.


"일단 이 집을 보져"

"넹"



첫번째 집....

이건 뭐 거실이 지금 울 집 만 하다.

부엌에 와인냉장고가 따로 있는 것과 마스터 베드룸이 완전 독립층으로 분리되어 있는 점들은 마음에 들었지만 

메이드가 최소 2명 보통 3-4명이 있어야 집을 관리한다는 점과 내가 가진 돈으로는 택도 안된다는 점이 문제였다.


"아아 좋은데요... 약간 작은 걸로 -_-;;;"

"오오 있죠 있죠 미스터어키이임."



두번째 집.

집 전체의 반이 넘는 공간이 거실이다.

그리고 거실을 지나가면 다시 티비를 보는 전용 공간이 있다. 티비룸이란다.

그리고 복도 끝에 쬐그만한 부엌과 쬐그만한 방이 있다.


"아아 좋은데요. 뭔가 노멀한 걸로"



세번째 집.

방이 4개다. 아아 도데체 집안에서도 길을 잃을 수 있는 걸 오늘 첨음 알 정도로 가옥 구조가 복잡하다.


"방이 뭐 4개 씩이나"

"아니 미스터킴 부모님 계시나요?"

"네"

"형제 자매는?"

"네"

"친구들은?"

"네"

"바로 그 사람들이 왔을 적에 방을 제공할 수 있자나요!!!"

"아하 그런 것이군요"



대충 암만의 집들은 넓다.

1/2 정도의 공간은 아무짝에도 쓸 수 없는 일종에 놀이터 공간이다.

그리고 손님 공간과 가족 공간을 분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덕분에 방과 부엌은 놀라우리만큼 작다.

그리고 구조가 복잡하다. 술 마시고 집에 들어갔다가는 10번중 5-6번은 방을 못찾아서 거실에서 잘 확률이 높다.


정도의 상황이다. 

일단은 낼모레 한 번 더 '미스터키이임의 취향'에 맞춘 집들을 한 번 더 보기로 했다.

베트남에서 메이드였던 린이 이 집들을 보면 뭐라고 할까. 아마도


"오오 미스터킴. 린 너무 피곤해요. 청소 일주일에 한 번만 할께요"


라고 했을 것이다.

집구하는게 너무 피곤하다는 얘기. 그나저나 린은 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