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쿠르드 강아지 이야기

mmgoon 2009. 12. 27. 01:15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쿠르드 개들 이야기 인데, 왠지 따뜻한 마음을 먹고 싶어서 강아지로 제목을 순화했습니다. -_-;;;

 

오늘도 산책을 나갔다가 지난번에 물웅덩이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던 걸 구해줬던 녀석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바로 나를 무시하더군요. 기억을 못하는 것인지, 도데체 멍멍이들의 기억력은 믿을 수가 없군요. 나름 생명의 은인인데 말이죠.

산책을 마치고 컴퓨터를 뒤적거리는데 이전에 찍어두었던 강아지 정확히는 멍멍이 사진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하는 강아지 이야기입죠.

 

일단 쿠르드에서 배회하는 개들을 보면 절/대/로/ 주의를 해야합니다.

녀석들 일단 덩치가 엄청나고 야생과 가축의 중간정도의 성질을 가집니다. 달려가는 차에도 막 덤비는 성품들을 가지고 있다죠.

아무래도 자연환경이 좋지 못하다 보니까 그런 듯 싶습니다.

덕분에 이라크 오기 전에 한국에서 공수병 (광견병 걸린 개에게 물려서 생기는 병으로 치사율이 장난 아니죠) 예방주사를 맞았습니다.

그리고는 신나게 60일도 넘게 산을 넘어다녔다죠.

 

산에를 다니면 야생개들도 많이 보지만 양치기 개들도 가끔 만납니다.

양치기 개라고 절대 순한 녀석들은 아닙니다만 일단 소세지나 빵등으로 꼬셔두면 나중에 아는 척을 합니다.

아래 사진은 이 양치기 개들과의 어느날 만나는 얘기입니다.

 

그날도 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지난번에 소세지를 줬던 녀석이 우리를 발견하고는 양떼를 버려두고 (아아 별로 좋은 양치기 개는 아닌듯)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다가와서는 아는척을 하더군요

그리고는 우리가 조사하는 곳에 마치 안방처럼 척- 퍼져 앉아서 우리 점심을 기다렸습니다.

사실 아는척을 하지만 덩치도 크고 엄청 더럽기 때문에 발로 쓰다듬어줬습니다.

나름 귀여운척을 했고, 결론적으로 제 도시락의 반이나 먹었다죠. 두마리가 올줄은 몰랐거든요.

결국 녀석들은 식사를 마치고 여전히 양떼를 버려두고 우리를 쫒아서 1시간 넘게 같이 다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