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황당한 하루를 만든 한 사람 이야기

mmgoon 2008. 12. 20. 01:00

요르단 바이바이




그러니까 어제 하루 종일 암만의 사무실을 결정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만났고, 역시나 집을 찾아 헤메다녔다.

그리고 대충 마음의 정리를 하고 있었다. 

뭐 어짜피 인생의 반은 이라크에 있으니까 이라크에서 돌아와서 빈둥대면서 버티기만 하면 되는 그런 집과 

주로 이라크에서 일할꺼니까 조용하고 이쁜 비서가 있는 사무실 위치만을 -_-;;; 구하면 되었다. 


몇몇 기술적인 문제도 대충 해결을 했고...


그리고 매리어트 호텔에 있는 스포츠바에서 신나게 맥주를 마셨다. 

아아- 남자들에 둘러싸여서 마신 것이다. 

어쩌다가 인생이 이런식으로 풀리는지. 게이라도 되어야 중동에서는 만족을 하는 건가 -_-;;;;;;;


그리고 오늘 새벽 5시에 전화가 왔다.


"야, 김과장아 요르단 철수다"

"뭐요?"


이게 뭔 새벽에 청천벽력같은 소린지 처음 1분간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다.

전화의 내용인 즉슨,


울회사 높은 분하고 쿠르드 장관하고 얘기를 하던중에


"그러니까 우리는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을 추진하겠사오니 믿어주시시"

"저는 한국의 투자에 큰 기대를 하고 ... .... 조속한 시일내에 결과를 ... ...."

"걱정하지 마시져. 걍 (불쌍한) 김과장 녀석 조지면 (외국인들은 상상도 못하는 시간내에) 조기 생산도 가능할 겁니다"

"아하하하-"

"이번에 아에 김과장녀석을 암만으로 옮겨서..."

"무엇이요? 암만여? 그 곳은 우리 민족을 말살시키려 하던 후세인의 잔당들이 모인 곳!!!!"


결국 장관이 개인적으로 암만을 싫어 한다는 단순한 이유 한 가지로 바로 암만에서 두바이로 근무지가 바뀐 것이다.

비록 두바이가 집값이 4배 비싸고, 사무실 비용이 6배 비싸고, 교통 지옥이고, 기후 더럽고, 인간들 더럽고, 

이라크행 비행기도 일주일에 3번밖에 없고, 그나마 예약도 안되고, 시간도 더 걸리고, 

무엇보다도 불쌍한 김과장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장관의 결정은 절대적이란다.


힘이 주욱- 빠진다.

후진국이 될수록 시스템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결정에 비이성적으로 국가정책이 휘둘린다지만 

그리고 그런 경우를 베트남에서도 봤지만 쿠르드는 이보다 훨 더한듯 하다.

뭐 우리나라도 한 사람 말에 정책이 왔다갔다 하지만서도 

흠-


거지같은 암만 국제공항이다.

인터넷은 느리고 시설을 열악하다. 무엇보다 앉을 자리가 없다.

뭐 다 참겠는데 내가 여기와서 며칠동안 이리뛰고 저리뛴 모든 일들이 그리고 그 동안 준비한 모든 것들이 

이런 식으로 다 부질없어 진 상황이 몸을 무지하게 피곤하게 만든다.


아아- 그지같은 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