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예멘 이야기

예멘 살기 - 호텔사정

mmgoon 2007. 11. 11. 15:43

2007년 11월 10일 토요일 오후 04:50:48


아침에 사무실에 다녀왔다.






역시나 예멘은 실망시키지 않고 아직 사무실 정리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나를 기다렸다.






겨우겨우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이게 한 시간이 걸렸다) 대충 둘러보다가 하나 밖에 없는 한국식당에서 비싼 점심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자 방이.... 하나도 정리되지 않았다. 공연히 열받아서 하우스키핑에게 전화했더니


"Sorry too many rooms...."


하고 방이 많다는 핑계를 댄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꾹 참고 그럼 빨랑 하라고 했더니 바로 올라와서 청소를 시작한다.

방에 있을 수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운동복을 꾸려입고 Gym에서 달리고 올리고 밀고 당기고를 했더니 몸이 죽는다고 난리다.

몇명의 트레이너가 있는 듯 한데, 그 중에 가장 뚱뚱하고 마음 좋게 생긴 녀석이 와서 이거저거 알려준다.


"글면 얼마나 계시나여?"

"6주"

"오오 그럼 제가 체계적으로 알려드립져"


하면서 오버액션을 한다.

그러면서 정작 자기는 배가 나와서 잘 못한다고 (그래도 명색이 트레이너이지 않는가? 어느 정도 몸에 책임이 있는...) 말로만 알려줬다.



예멘은 정말 건조한 것이라는 것은 체육관에서 느껴진다. 

거의 고장난 펌프소리를 낼때까지 뛰었음에도 몇 번 근육운동을 하고 트레이너와 말을 하는 동안 몸이 거짓말 같이 말라버리고 옷들이 정말로 뽀송뽀송 해졌다.

도데체 습도가 얼마나 되는 건지....


다시 사우나로 가서 겨우겨우 땀을 빼고 방에 올라왔더니 방이 다 정리가 되어있다.

전화를 들고 리셉션에 전화를 한다.


"네네.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네, 뭐 하나 물어보죠. 여기는 굳이 제가 '청소해'라고 말해야 청소해주나요?"

"아니져"

"그런데 오늘 와보니... ... ...  게다가 하우스키핑에서는 반복해서 바빠서라고... ... ...  그런데 문제는 우리 옆방은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다는...."

"아아 잘못했습니다"

"제가 화가난 이유는 태도 입니다.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죄송하다 그래야져"

"아아, 다시는 이런 일이...."

"하우스 키핑이 영어가 안돼는 듯 하니까 첫번째, 제 방은 반드시 오전 중에 청소가 되도록 하시고, 그 넘에게 영어좀 배우라고 해주세요"


내가 아는 한 이런 방식이 소리를 당사자에게 지르고 난리를 치는 것 보다 훨씬 잘 먹힌다.

과연 예멘에서도 통할지...



저녁은 뭘 먹으러 갈지 모르겠다.

솔직히 맥주나 마시면서 축구나 봤으면 좋겠지만 호텔에 나오는 방송이라고는...


-  영어로 말하는 알 자지라 방송

-  아랍어로 말하는 CNN 방송

-  아랍어로 연기하는 대장금의 이영애를 내보내는 예멘방송


이고, 가장 재미있는 방송이 BBC다. 그래도 얘는 internationally acceptable news를 내보내고 있다.


뭔가 즐거움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