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예멘 이야기

예멘 도착한 첫날

mmgoon 2007. 11. 10. 18:13

2007년 11월 10일 토요일 (예멘시간 08:48)


어제 이야기


두바이를 거쳐서 예멘의 사나 공항에 내렸다. 

예멘에서 제일 좋다는 사나공항은 뭐랄까 베트남의 지방공항 수준이다. 

왜 굳이 베트남이냐면 우리나라에는 이런 수준의 공항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예멘 비자는 공항에내려서 받는다.

예멘 입국시 팁 하나는 공항에서 비자를 받을때 수수료가 5500리알인데 미화로 치면 30불이 안된다 (1달러=약 200리알). 

그런데 만약 미화로 낸다고 하면 50불을 받는다. 

따라서 비행기에 내려서 입국심사하는 건물로 들어가면 바로 비자 받는 곳으로 가지말고 그 옆에 있는 환전소에서 미화를 리알로 바꾸고 

비자 받는 줄에 서서 5500리알을 내고 비자를 받고 바로 그 옆에 입국심사소에서 입국을 하면 된다.


참고로 Emergency Visa나 Normal Visa나 값은 똑 같고 -_-;;; 비자주는 사람들도 돈만 중요하지 입국목적이나 뭐 그런 것은 잘 묻지도 않는다. 

하기사 여기가 알카에다의 고향이 아닌가.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오면 짐이 나온다.

솔직히 팩소주 한 박스에 맥주를 한 박스 들고와서 누가 뭐랄까 걱정했지만, 이건 기우였다.

한참 기달려서 나온 짐을 들고 밖으로 나오자 우리회사 직원이 기다리고 

울 회사와 공동운영하는 쪽의 한 아저씨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중동사람의 모습을 100% 가지고 있는 

(헐렁한 치마같은 옷과 머리에 터어번과 수염과 윗쪽에는 낡은 양복같은 자켓을 입은) 

아저씨가 반가와하면서 끌어안고 양쪽 볼에 입을 맞춘다. 

뭐냐 -_-;;; 아아- 이런 것 익숙하지않다.




예멘의 첫 인상은....


황량하다.


그러니까 지저분하기는 베트남이 더 하지만 여기는 사람과 물건이 뒤섞여있다는 느낌이라면, 예멘은 그야말로 풀풀 날리는 먼지를 제외하고는 그저 부재의 냄새만이 난다.

중동의 최빈국이요 변방의 북소리라는 말이 실감된다.


토요타 랜드크루져를 타고 처음 보는 나라와 지형과 지질을 느끼면서 (일종에 직업병) 호텔로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중동국가에서는 왠지 토요타가 맞는듯하다는 이미지다. 

지프들도 그렇고 픽업트럭들도 다 토요타다. 예외는 모든 경찰자들인데 모두 현대 싼타페들이다.


아무래도 알카에다 아저씨들이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나라이다보니까 미국대사관은 거의 스타크래프트 수준의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있고, 영국대사관은 반지하로 설계되어 있다.


내가 묵는 호텔은 영국대사관 옆 카타르 대사관 앞에 있는 뫼벤픽 (Movenpick) 호텔이다.

그러니까 그 뫼벤픽 아이스크림을 파는 그 회사에서 관리하는 호텔이다. 

알고보니 스위스 회사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스크림을 팔고 중동과 유럽에서는 호텔 장사를 하는 것 같다. 

정작 여기엔 뫼벤픽 아이스크림은 없다. 흠흠-







제일 좋다는 호텔인데 방이 썰렁하다.

이거 뭔가 부실하다. 

인터넷도 비싸고 (하루에 22불) 흐음... 당분간은 호텔에서 인터넷 하기가 어려울 듯 하다.


한 달반 동안 있어야 하니까 짐을 풀고 옷을 정리하고, 새로 받은 휴대폰에 이름들을 입력하고 (아아- 이렇게 구닥다리 삼성 애니콜은 이런데서 팔리는 것 같다) 

주변을 돌아보니 정막이 가득하다.

앞으로 이나라에서 나를 지배할 정서라는 생각이 밀려온다.







점심을 호텔에서 먹고 (도데체 다른 곳은 알수가 없으니. 지도도 않준다) 잠깐 뛰고 낮잠을 잤다.


저녁은 소장이 낸다고 해서 북경반점에서 먹었다.

역시나 이 세상에 북경반점이 없는 곳은 없다. 

대단한 중국놈들...


그리고 이 나라가 정말로 할 일도 갈 곳도 없다는 것은 중국집에서 음식 다 먹고 무려 한 시간을 넘게 수다를 떠는 소장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아아- 이 사람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역시 이 나라 무섭다.


호텔로 돌아와 베트남에서 같이 일하던 후배와 맥주를 마셨다 (한 병에 11,000원).

12시가 되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하자면 새벽 6시까지 잠을 안잔 것이다.

피곤이 몰려와서 바로 취침을 한다.




그리고 오늘 아침


정확히 새벽 3시에 눈이 떠진다. 

우리나라로 치면 아침 9시고 지각인 관계로 샐러리맨의 몸은 반응을 한 것이다. 

다시 겨우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자 머엉- 하다.

앞으로 6주간 나를 지배하게될 아침식사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방으로 올라왔다.


지금은 토요일 아침이다.

이 나라는 목요일 금요일을 놀기 때문에 금요일이 일요일이지만 우리 사무실은 본사와 관계를 고려해서 금요일 토요일을 논다. 

그러니까 지금은 실제로 일요일 아침인 것이다.

알 자지라 방송 영어판을 보고 있다가 이 글을 쓴다.


중동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