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지질학/석유와 천연가스 24

간만에 발견한 리그백 (Rig Bag)

사무실을 정리하다가 간만에 제 리그백(rig bag)을 발견했다죠.리그백은 현장에 들어갈 때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들을 넣어서 가지고 다니는 가방입니다.보통 무게를 생각해서 질긴 천으로 만들어지죠. 특히나 해상의 경우 헬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가볍게 만들죠. 일단 백을 열어서 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일단 앞쪽으로 안전모가 보입니다.그 뒤쪽으로 슬리퍼가 보이는데, 이건 캐빈에서 사용하는 것이죠. 초보들은 슬리퍼 챙기는 걸 잊어서 캐빈에서의 삶을 우울하게 한다죠. 슬리퍼 옆이 작업화입니다. 안쪽이 철로 되어 있어서 발가락과 발등을 보호해주는 것.......은 좋은데 열라 무겁죠. 그나마 위의 작업화는 목이 짧은 형이라서 가벼운 편입니다.이 사진에는 빠졌는데 커버올이라는 작업복도 넣어가지고 다닙니다.현장에서 작업..

전래동화(?) 하나 소개

주상 전하가 물으신다. "그래 그 동안 고생이 많았겠지?" 천하를 덮을 것만 같은 자애로운 음성이 그 동안에 고초를 다 메우고 왠지 마음의 저쪽 끝자락이 따뜻해져 옴을 느낀다.무릇 하고픈 말과 밝히고 싶은 일들은 많으나 지금 이 상황에 주상 앞에서 그 모든 일들이 무슨 의미를 가진단 말인가.고생이야 내 고생이었고, 문제들이야 내가 풀어내면 될 것을.이 세상의 모든 고초를 지고 번민하는 천하 주상앞에서 작은 신하 하나가 또 거기에 무슨 돌을 얹는단 말인가. "아니옵니다. 모두 주상의 은혜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이렇게 주상 앞에 나오게되었습니다""경의 수고를 내가 아노니" 자애로운 눈빛을 한 번 더 보내신다. 제대로 일을 수행치 못한 죄인의 마음이 다시 한 번 옥죄어 온다.이렇게 말씀을 마치시고 홀연히 ..

이라크 및 쿠르드 석유개발 역사

현재 이라크라고 알려지는 나라는 역사적으로 볼 때 메소포타미아 지역인데 이는 그리스 말로 ‘두 강 사이의 땅’ 이라는 뜻이다. 이 두 강 즉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 강은 북쪽에 아나톨리아 고산지역에서 발원하여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기 바로 전에 합쳐진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커다란 도시들과 정부들을 세웠고 농업, 문학, 수학, 점성학을 발전시켰는데 이 시기부터 원유와 역청(bitumen)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했다.이 원유와 역청은 이라크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원유 침출(seepage)지역에서 생산되었다. 이들 원유와 역청들은 19세기에 자그로스 산맥과 그 주변지역들을 조사하던 지질학자들의 주목을 받게된다. 메소포타미아 지역 원유 부존가능성은 1908년 Anglo-Persian Oil Company (AP..

아직은 잘 모르는 석유산업

우리나라는 석유가 잘 나지 않는 관계로 (물론 소비는 엄청나다) 석유산업이 국내에 발달하지 않았다. 덕분에 석유회사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석유를 탐사/개발/생산하는 상류부문(upstream) 회사에 다니다가 보면 소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질문을 많이 듣는 편이다. (흠 일부는 소위 석유전문가라는 분들이기도 하다 –_-;;;;) 일단 현장이라도 오시면 시추기를 보시고 “아, 빨리 석유가 펑- 하고 솟아 나와야 하는데” 라든가 “말이야 그 영화에서처럼 (대부분 예전 미국영화인 자이안트를 말한다) 검은 원유가 솟구쳐야” 등등의 이야기를 한다. 그런 분들의 이야기대로라면 아래 그림과 같은 것들을 보고 싶으신 것이다. 하늘로 솟구치는 검은 원유의 줄기는 보기에는 스펙타클하겠지만 이건 절/대/로/ 사고가 난 ..

Wellsite Geologist라는 직업

지질직으로 석유회사에서 일을 시작하면 뭐, 처음부터 연구직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현장에서 Jr. Wellsite Geologist로 일을 시작한다.뭐, 일이라고 하기에는 웃기는 수준이지만 현장 돌아가는 것 알고, 어디 가야 먹을 것 나오고, 언제 잠깐이라도 중가중간 눈을 붙일 수 있고, 현장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등등을 배운다. 그리고는 결국 operation geologist가 되고, 지나면서 순수지질 보다는 서류정리나 계약 등에 골을 썩는 내 위치까지 오게 된다. 지금은 시추할 때마다 wellsite geologist를 내 밑에 두고 일을 한다.가끔은 ‘만약’ 내가 이런 wellsite geologist로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일단 이들은 보통의 경우 4주 단위로..

그리고 이어지는 공극률검층 이야기

이 글을 쓰면서 지난 글과 마찬가지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이해할까 생각하다가... 뭐 '한글을 읽을 수 있는 petroleum geologist가 몇명즈음은 있겠지' 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과연 석유업계에 있는 사람중에 하나라도 이 곳에 온 적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암튼 저항검층까지 얘기를 했다면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공극률 검층이다.더 정확하게 중성자검층, 밀도검층, 음파검층 등등으로 각 챕터가 나뉘어지고 이를 따로따로 설명을 한다. 중성자검층은 중성자를 이용해서 공극률을 측정하고밀도검층은 밀도를 이용해서 공극률을 측정하고음파검층은 음파를 이용해서 공극률을 측정한다. 라고 말하고 끝내도 사실 된다. 물론 무책임하지만... -_-;;; (뭐 하긴 내가 언제 책임을...) 하지만 대부분의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