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128

노트북의 중요성

예멘에서 특히나 나처럼 장기 출장을 오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게 챙길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주저하지 않고 '노트북 컴퓨터'라고 할 것이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이런저런 나라를 떠돌아 다녔고, 그것도 대부분의 경우 장기로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노트북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영국에 있을 적에는 삼성센스 노트북을 사용했지만 어디까지나 연구실에서 논문 쓰는데만 사용했고, 실제로 워크스테이션에 붙어있는 시간이 더 많았었다.베트남에서는 도시바, 컴팩, 아이비엠 등등의 노트북을 전전했지만 어디까지나 시추선에 올라가거나 하노이같은 곳으로 협상이나 기술회의 하기 위해서 들고 다녔었다. 그러나,여기 예멘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이번에 나오면서 사가지고 온 후지츠 노트북은 이 곳에서 내 인생을 함께하고..

주말풍경

예멘에서 주말에 뭘 하나고 물으신다면.... 일단 베트남과는 사뭇 다르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베트남이라면 아침일찍 일어나서 골프를 치고 돌아와서 쿨쿨거리고 자다가 적당히 일어나서 시내를 다니다가 일식집 등등에 가서 적당히 저녁을 때우고 좋아하는 바에 가서 빈둥대는 그런 주말이었습니다. 예멘은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서 부페에 내려가 식사를 하고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방을 청소하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gym에 가서 한시간동안 달리거나 운동을 합니다. 방으로 돌아와서 블로그에 올릴 글들을 끄적거리다가 컵라면이나 위타빅스로 점심을 먹고 조금 쉬다가 빨래를 합니다. (아아- 베트남에 있던 메이드인 린이 그립습니다) 빨래를 걸어 놓고 낮잠을 조금 자면 저녁때가 됩니다. 로비에 가서 택시 불러달라고 해서 택..

음식점 소개 - 알파커 (Al Fakher)

혹시나 예멘의 사나로 관광오실 분들을 위해서 (과연?) 음식점 소개 그 두 번째 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알파커는 그러니까 이쪽에서도 귀한 손님들이 외부에서 왔을 적에나 나는 소위 비싼 그러니까 사나에서 최고의 식당입니다. 물론 제가 발령받아서 왔다고 이런 식당에서 대접 받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아아- 제귈-). 이번에 운영위원회가 있어서 참여사들이 온 덕분에 한 번 갈수가 있었죠. 대충 한 사람당 4-6만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일단 식당 전체적인 분위기는 뭐랄까 큰 천막입니다. 이런풍을 이쪽에선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음식은 전통적인 예멘 음식들로 일단 짭잘한 샐러드가 전채로 나오고 그 뒤를 이어 빵이 나옵니다. 빵은 이런저런 소스에 찍어먹는데 새우가 들어간 녀석이 젤로 좋더군요. 그리고 동시에 ..

올드 사나 (Bab Al-Yemen)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사나(Sana'a)는 예멘공화국 (Republic of Yemen)의 수도입니다. 사나는 매우 오래된 도시로 뭐 성경에 나오는 셈이 지은 곳이라고도 하니까 기원전에 세워졌을 수도 있고요, 확실한 것은 서기 2세기경의 유물이 나온다고 합니다. 암튼 오래된 곳입니다.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사나의 한쪽 부분인 올드사나라는 곳입니다. "예전에 전설에 의하면 무서운 그리고 엄청나게 크고 사나운 사자가 나타나는 바람에 도시에 큰 성벽을 두르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만 살았다는 것이죠. 그게 이 올드사나에요" 라고 운전기사 아저씨가 얘기를 해줬습니다. 그곳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지금 자동차들이 달리는 이 길은 예전에 수로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정작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을 하니까 그 옛..

쇼핑을 다녀왔습니다

아무래도 호텔에서 6주간이라는 시간을 머문다는 것은 그냥 며칠정도 머무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죠. 처음에 베트남에 갔을 적에도 3개월간 호텔에 머물렀는데, 아무래도 호텔이라는 곳이 이런 장기 투숙에 대해서는 그리 좋은 환경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투숙하고 있는 모벤픽 호텔은 대부분의 후진국이 그렇듯이 거의 선택사항이 없는 그런 환경에서 결정된 곳이기 때문에 서비스도 '싫으시면 나가시구랴' 정도밖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예를 들어 거의 대부분의 호텔들에서 봐왔던 커피포트 조차 없더군요.몇 번인가 가져달라고 말했지만 대답이 없는 것으로 봐서 별로 비젼이 없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휴일을 이용해서 이 동네에서 제일 큰 쇼핑센터인 슈마일리아 하리 (Shumailia Hari)에 다녀왔습니다. 뭐....

금요일은 일요일

2007년 11월 16일 금요일 09:50:00 (예멘 사나 시간) 금요일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의 일요일 같은 시간이다.방금전까지 와이셔츠와 바지를 다리고 그 동안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음악을 틀어놓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가끔은 완벽한 단절은 아니라고 이 '단절'이란 것을 예멘에서 경험한다.지금이라도 휴대폰을 꺼내서 한국이고 베트남이고 전화를 걸수도 있고,하루에 25불의 각오를 하면 지금이라도 무선인터넷으로 웹서핑을 할 수도 있지만,한국시간으로 금요일 오후 4가 되어가는 지금,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무슨 얘기를 할까 생각해봐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고, 굳이 인터넷에 연결을 시켜서 뭔가를 할 일도 없는 상태다.그런 단절이다.이러때 듣는 노래는 참으로 달다. 예전에 그러니까 인터넷이 핑핑도는 한국에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