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3

여름 준비

아침에 일어났더니 몸이 장난이 아니었다.덕분에 침대에서 낑낑 거리면서 이상한 꿈들만 잔뜩 꾸고 겨우겨우 일어났더니 오후가 되버렸다.고국의 맛을 느끼면서 힘을 차리기 위해서 간직해두었던 나가사끼짬뽕면을 끓여서 밥을 말아먹었더니 조금 나아지는 듯 했다. 역시나 여기저기 다닌다고 제대로 여름을 준비하지 못한 결과라고 판단하고는 (그 동안에 방탕한 인생살이의 결과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흠흠) 나름 여름 준비를 했다. 일단, 가게에서 탄롱 (Thanh Long, dragon fruit, 龍果, 울나라 말로는 뭔지 모르겠다 -_-;;;;)을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이게 일단 차갑게 식으면 완전 죽이는 맛이 난다. 뭐랄까 몸을 차게 해주는 성분이 있는 듯하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탄롱은 선인장 열매입니다. 안을..

간만에 만난 토끼들

영국에 도착했습니다. 영국은 나름 덥다고 하면서 맑은 여름날을 즐기고 있네요. 하지만 어제 50도를 돌파한 두바이에서 온 내게는 두바이 겨울같은 온도가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7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와서 약 40분간 차를 타고 본사사람들과 만난다음 차를 빌려 다시 5시간 넘게 운전을 했습니다. 아직은 별로 몸이 반응하지는 않지만 조금 있다가 저녁을 먹고 오면 바로 잠을 잘 생각입니다. 내일 아침부터는 바로 기술회의가 이어질 예정이죠. 방안을 정리하고 물을 사러 나갔다가 간만에 갈색 토끼들을 만났습니다. 예전 학교에서 공부할 적에는 매일 보다시피 하던 녀석들인데, 간만에 호텔 앞에서 만나니 반갑더군요. 멀뚱하게 쳐다보길래 사진이라도 찍어주려고 하는데 퉁퉁거리면서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아 그냥 영국이라는..

여름휴가를 생각해보고 있다

나는 입사한 이래로 여름에 그러니까 남들이 생각하는 휴가기간에 여름휴가를 떠나 본 적이 없다.대부분의 경우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 하면서 아이들에게 소리를 질러대고 있거나 가을정도에 며칠 조용한 곳으로 다녀왔었다.적어도 여행이란 것은 내게는 '휴식'이고 '떠남' 이고 그런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외국 생활이 시작되었고 덕분에 소위 전형적인 한국식 바캉스는 더욱 멀어졌다. 그런데,요사이 왠지 분위기에 휩쓸려서 여름휴가를 떠나려는 마음이 들고 있다.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어디로 떠나느냐?' 는 식으로 물어보고 티비를 틀어도 그렇고 등등의 상황이 그리고 정말로 간만에 만나는 한국의 여름시즌이 '왠지 떠나야 하지 않겠어?' 하는 마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또 얼마전에 받은 소위 '국가 위급시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