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지질학/석유와 천연가스

비저항검층을 생각하는 짧은 시간

mmgoon 2008. 4. 24. 12:42

어찌하다가 보니까 누군가들을 가르치게 되는 바람에 이전에 그러니까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이 회사에 들어왔을 때 들춰봤던 소위 '기초'라고 끝이나는 책들을 보고 있다.
순간순간 '아- 바쁜 이 때에'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근 10년만에 바라보는 책들이 이상하리만큼 재미가 있고, 또 뭐랄까 이런 쉬운 내용을 읽다가 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 좋다.

오늘 준비한 내용은 비저항검층(resistivity log)였다.
그냥 간단히

"이게 낮으면 물이고 높으면 석유나 가스야"

하면 된다. 솔직히... 이러면 소위 비저항 검층을 통해 가르칠 내용에 60% 이상은 끝난다.
그러나 모든 학문이 그렇고 모든 교육이 그렇듯이 이런것을 테크닉을 발휘해서 줄줄 끌어 늘여서 말을 할 수록 잘 먹힌다. 학습에 있어서 교수자에 대한 동경과 존경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수업이 시작되면 서론이 끝나가면서 이런 얘기가 이어질 것이다.

"각 비저항검층장비들은 depth of investigation이 상호 다르며 이 기능을 이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냅니다. 가장 얕은 녀석은 이미 이수에 의해 오든 지층유체가 빠져나간 곳에 비저항치를, 그리고 다음 녀석은 얼마간 지층유체가 남아 있지만 이수로 치환된 부분 등등으로 점점 깊어져서 이수가 침범하지 못한 완전히 지층유체만이 남아있는 곳에 비저항치를 측정합니다. 이런 상황을 유체에 의한 invasion이라고 부르고 이런 invasion을 나타내는 것을 invasion profile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장비가 더 중요하다고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그곳이 완전히 치환된 곳이든 일부만 치환된 곳이든 이수가 침범하지 못한 곳이든 각각의 측정치가 각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측정치들을 다 모아서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이죠"

문든 사람들간에 관계가 떠오른다.
뭐 이 나이에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은 왠지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 같으니까 패스.
관계속에서 어떤 사람으로 내것이 완전히 바뀐 부분과 공존하는 부분과 아직은 내가 100%인 부분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살면서 이런저런 관계들을 만날테지만 어느정도 나는 invasion을 허락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결론은 마음에 대고 측정을 할 수 있는 그러니까 invasion profile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장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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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시간에 쿨쿨잔 녀석 내일도 그러면 죽는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