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지질학/지질학 Geology

천연 수소 - 이 녀석도 수소연료?

mmgoon 2023. 4. 3. 20:33




석유공사 관련된 기사를 하나 봤습니다 (출처)
그러니까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천연수소를 포집해서 수소 연료원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기사 내용을 보니까 으음… 혹시 무슨 말이야? 할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한 번 정리를 해봅니다.
(네네, 기자여러분 힘을 내주세요)

요사이 빠져있는 ChatGPT의 도움과 전통적인 AAPG Explorer 를 참고해서 정리했습니다.
혹시 잘못된 내용이나 추가할 내용 있으면 알려주세요.


H2


일단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가벼운 원소입니다.
무색, 무취, 무독성이고 가녕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연소시 정확히는 산화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네네, 다만 에너지 밀도(단위 부피당 에너지)가 낮아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액화를 시켜야 하지만서도요.

이런 이유로 기존의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소의 생산 가격입니다.
수소는 반응성이 높은 원소로 순수한 수소의 형태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고 대부분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H2O 즉, 물 등등을 생각해보세요)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순수한 수소를 만들어야 합니다.

때문에 현재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수소는 거의 대부분 자연에서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공정을 거쳐서 만들어집니다.
수소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그레이(회색)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 등으로 구분합니다.
그린 수소는 재생에너지 (풍력, 태양열 등)로 만든 전기를 이용해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드는 수소를 말합니다. 당근 이산화탄소 발생이 거의 없는 청정한 방식이죠. 문제는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비싼 재생에너지 전원을 이용해서 수소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현재 이용되는 수소중에 그린 수소는 현재 매우 적고, 대부분 천연가스 즉 메탄(CH4)을 수증기(H2O)와 반응시켜서 (개질(reform)한다고 합니다) 수소를 생산 합니다. 
이 메탄 개질 기법이 현재까지 가장 효율적이고 저렴한 수소 생산방법입니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수소는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2)가 발생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를 회색수소 (grey hydrogen)이라고 합니다.

환경을 위해서 수소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수소를 만드는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니 회색수소의 경우는 별로 친환경적이라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비싼 그린수소와 그닥 친환경적이지 않은 그레이수소의 대안으로 나온 것인 블루수소입니다.
그러니까 수소를 만드는 방식은 그레이수소와 같지만 생산 과정중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CCS 기법을 통해 지중저장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그린수소 대비 매우 저렴하게 수소를 만들 수 있고, 수소 생산에 따른 이산화탄소도 거의 발생하지 않게됩니다. 네네, 현실적인 대안인 것이죠.

앞으로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 수소의 역할이 필요한데, 기술 발전이 상당히 진행되기까지 블루수소를 주로 사용할 것 같습니다.



천연수소 (Natural Hydrogen)

에궁, 서언이 너무 길어졌는데, 그렇다면 수소를 만드는 방법이 위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 뭔가 색다른 것이 없을까요?

이 대답 중에 하나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수소 즉 천연수소를 포집하는 것입니다.
천연수소를 사용하면 수소를 만드는데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되고, 당연히 제조를 위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으며, 어쩌면 더 저렴하게 수소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앞쪽에서 필자가 “수소는 반응성이 높아서 수소의 형태보다는 화합물의 형태로 주로 존재한다” 라고 한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네네, 물론 대부분의 수소들은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를 합니다.
그러나 지구상에는 천연수소가 생산되는 환경이 존재합니다. 
정확히는 수소가 자연적으로 분출(seepage)된는 곳들이 있습니다.

 

천연 수소가 나오는 지역을 표시한 지도

 



만약 이런 장소들을 잘 탐사한다면 수소를 손쉽게 그리고 저렴하게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일단 천연수소를 찾기 위해서 자연적으로 수소가 만들어지는 지질학적 형성 기작(mechanism)을 알아야 하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는 2가 (ferrous) 철이 3가 (ferric) 철로 바뀌는 환경입니다. 
화학식으로 보면

 

2FeO + H2O = Fe2O3 + H2 (aq)

 

입니다. 

 

즉, 2가철이 3가철로 전환되면서 액체상태 수소를 만들게 됩니다.
그러니까 2가철이 풍부한 광물 그러니까 감람암(peridotite) 등과 같은 암석이 있는 곳에서 천연수소들이 만들어질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

또 다른 형성기작은 지층에 존재하는 자연 방사능 물질 그러니까 칼륨(K), 토룸(Th), 우라늄(U) 들이 자연붕괴하면서 물 그러니까 지하수의 수소-산소 결합을 파괴해서 수소(H)와 수산화(OH) 래디칼을 만들고 2개의 수소 래디칼들이 반응해서 수소 분자(H2)를 형성하는 것이죠.

세번째 형성기작은 화산에서 가스방출 (volcanic degassing)입니다.
화산 분출동안 혹은 직후에 아주 많은 수소(H2)의 방출이 관찰됩니다.


자, 그렇다면 위에 말한 수소를 만들 수 있는 지질학적 형성기작이 나타나는 지질환경을 찾으면 됩니다. (아아 넘 쉽게 말하나요 -_-a)
이러한 조건이 되는 지질 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앙해령 (Mid-Ocena Ridge)

중앙해령에서 수소가 분출합니다.  문제는 얘네들은 주로 대양의 한 가운데 위치해서 접근성이 매우 나쁩니다.

 

섭입대(Subduction Zone) 인근 대륙지각 하부

그러니까 지판경계에서 해양지각이 밑으로 들어가서 맨틀에 닿아서 녹는 곳을 말합니다. 

물이 존재하는 경우 수소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다만, 네네 너무 깊은 곳에 위치하죠.

 

패시브 마진 (Passive Margin)

그러니까 대륙지각과 해양지각이 만나기는 하지만 섭입이 일어나지 않는 지판 경계부를 말합니다. 

이 곳에서는 활발하게 Serpentinization (2가철 광물들이 물과 함께 변성되는 과정)이 일어나는데 물이 존재하면 수소를 만들어 냅니다.

 

산맥 (Mountain Range)

그러니까 알프스나 피레네 산맥 같이 맨들 암석이 지표 근처로 올라온 지역
대륙괴(Cratonic) 지역.이 곳에는 철이 풍부한 기반암이 존재해서 수소를 만들 확률이 높습니다.

위의 5가지 지역중에 앞에 2가지는 접근성이 너무 떨어지고, 대충 뒤의 3개 지역이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천연수소가 나올 수 있는 지질환경

 



위에 언급한 지역들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곳에서 천연수소가 나오기도 합니다.

심해 분출공 (hydrothermal vent)

심해 화산활동과 연관되어 가스를 분출하는 곳으로 천연가스가 다른 가스, 광물들과 함께 분출합니다.

 

원유/천연가스 저류층

천연가스는 우리가 아는 유가스전 내에 탄화수소와 같이 존재해서 그 양이 많은 경우 생산시 같이 나옵니다.

단, 모든 유가스전에서 생산되지는 않죠.

 

퇴적분지

퇴적분지중에 유기물의 열분해/생분해시에 천연수소가 생산됩니다.
영구동토층. 영구동토층에서 미생물들의 활동에 의해 수소가 생산됩니다.



기술성과 경제성 등


자 이렇게 살펴본 결과를 종합하자면, 지구상에는 나름 천연수소가 생산되는 곳들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복잡한 지질환경, 접근성 등등의 영향으로 이런 천연수소를 모으고, 수송하기가 아직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일부 천연수소 생산지역은 환경적으로 예민한 곳들이기도 하고요.


그럼 이러한 천연수소를 연료로 이용하는 예가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수소연료라고 이야기하는 수소연료전지나 그런 것이 아닌 수소 자체를 연소하는 연료로 사용한 예만 있습니다.

현재 천연수소를 사용하는 예로는 아이스란드의 지열 발전소인 Hellisheidi 발전소가 있습니다 .
이 발전소는 화산활동에 의한 지열은 이용해서 발전을 하는데, 지열뿐만 아니라 지하수에 포함된 수소를 분리해서 이를 태워 터빈을 돌리는데 이용합니다.

천연수소를 이용하는 지열발전소 내용을 살펴봤지만 아직은 초기단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천연수소를 수소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지질학적인 조사, 포집/운반 등의 기술 발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석유공사가 이런 연구를 한다는 것이 놀랍기도 합니다만, 
뭐 지질학자들이 많은 회사이니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만 탄화수소를 찾던 회사가 천연수소를 찾는 것인가요.
모쪼록 우리나라에서 천연수소가 많이 나오는 지역을 찾았으면 합니다.
그나저나 울 나라에 어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