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쿠르드 이야기

맑은 슐레마니아의 아침

mmgoon 2009. 4. 18. 14:41



방금전에 직원 하나를 두바이로 돌려보내고 방으로 왔습니다요.

그 동안은 지질조사 한다고 주말에서 산에서 놀았기(?) 때문에 주말이라는 개념이 없었는데, 

드디어 지질조사가 무사히 끝이나서 소위 주말이라는 시간을 빈둥대면서 호텔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뭐 주간 보고서라든가, 몇몇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씩씩거리면서 산에 오르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마음이 늘어집니다.

문제는...
이렇게 편안한 시간을 보내본지가 하도 오래되서 도무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지요.
지질조사 기간동안 매일 5시30분에 일어나다가 보니까 오늘 별 일도 없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서 빈둥거려야 했습니다.

슐레마니아는 오늘 아주 맑은 날입니다.
꼭 우리나라 봄날 같은 느낌의 날씨가 펼쳐지고 있다죠.
이런 날 산에 올라가면 엄청나게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질 겁니다.

뭐뭐 이 글 올리고 나서 적당히 보고서를 쓰다가 11시경에 다른 호텔로 옮기고 점심 먹고 내일 발표할 자료를 조금 들여다 보면 

주말은 지나가겠지만 맑은 날씨가 마음을 설레게 하는군요.

며칠전에 아르빌에 도착한 날에는 엄청난 모래 폭풍이 불어대서 침대에 누웠는데 모래 냄새가 푹푹 나더군요.
결국 그 날 비행기가 취소되서 같이 지질조사를 했던 F사 친구들은 슐레마니아로 내려와서 하루를 더 묵고 두바이로 빠져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쿠르드에 문제는 이런 상황에도 어디 나가서 돌아다닐 곳이 없다는 것이죠.
일단은 방호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방호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갈곳이 없습니다요 -_-;;;
여기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음.... 우린 보통 산에 피크닉을 간다구" 


정도로 말하는 것과 


"아아, 뭐 박물관이 있기는 하지만... 하아.. 뭐랄까" 


하는 것으로 봐서 그닥 갈 곳은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간만에 쉬는 주말이라서 기분이 그리 처지지는 않습니다.
휴식은 좋은 것이라는 것이 주제라면 주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