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중얼거림

오늘은 휴가

mmgoon 2008. 12. 10. 21:03

하루 휴가를 냈습니다.

그 동안 두 번의 주말이 완전히 날아갔고, 이번주말도 출장 때문에 완전히 날아갈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월요일날 시차가 전혀 극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요일 저녁에 귀국했다져) 완전히 뻗을 정도로 음주를 감행했다죠.

덕분에 어제는 회사에서 거의 빌빌 거리면서 정신력으로 버텼습니다. 흑흑-


하지만 오늘 휴가를 낸 진짜 이유는 이런 것이 아닙니다.

그 동안 미뤄왔던 그러니까 바로 2009년도 다이어리를 구입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단은 우리회사.... 일년에 하나씩 다이어리가 나오기는 하는데, 작년에도 이미 열라 구린 녀석을 선보였고, 

얼마전 취임하신 울 사장님의 쪼잔무쌍한 행보로 볼적에 (놀랍도록 작은 돈들에 연연하신다는 -_-;;;) 

올 해 다이어리가 내가 감동할 만큼의 질이 나올 확률은 거의 0%에 가깝습니다.


또 다이어리라는 물건은 절대로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고를 수 없는 물건입니다.

종의 질이라던가 실제 내용의 배치, 손에 잡히는 느낌 등등 다이어리를 고르는 요소들은 반드시 본인이 직접봐야 하는 것들입니다.


'뭐 그 나이에 다이어리에 연연하기는'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겠지만, 솔직히 다이어리는 내가 추진하는 일들과 아이디어들을 담아두는 소중한 도구이고, 회의때 적들에게 보여주는 얼굴입니다. 

어디선가 거저 얻은 펜으로 글씨쓰면 줄줄 번지는 그리고 80년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구성을 보여주는 그런 다이어를 가지고 일년을 사는 것은 일종에 고통일 수 있습니다.


제가 찾는 다이어리의 조건은

일단 종이가 좋을 것. 적절한 두께와 질로 펜으로 썼을적에 깨끗하게 필기가 되어야 합니다.

노트가 되었든 월간/주간 계획표가 되었든간에 인쇄된 디자인이 너무 강하지 않아서 내가 쓴 글들이 돋보여야 합니다.

월간 계획표를 주로 사용하는데, 아직도 일부 다이어리들은 토/일요일을 한칸으로 만드는군요. 

저처럼 교회를 다닌다던지, 아니며 주말에 계획이 있던지 무엇보다도 나처럼 중동국가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토/일요일이 1/2칸이면 불편합니다.

표지도 어느정도 내구성과 싼티가 없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다이어리는 남 앞에 내어놓게 되니까요. 

그렇다고 튀는 디자인은 선입관을 줍니다.



결국 고민을 하다가 2009년도 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  스케쥴관리는 주로 Outlook과 판다군을 이용하고 작고 휴대하기 쉬운 포켓사이즈의 오롬시스템 다이어리를 같이 병행한다.

-  회의시 기록이나, 아이디어, 전화내용 등등은 리갈패드를 이용하고, 필요시 A5크기의 시스템 다이어리에 철한다.

-  시스템 다이어리는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 주요 결정내용의 기록등의 용도로 사용한다.


결국 올 해는 시스템 다이어리의 비중이 낮아지는 그런 한해이고 새로 포켓사이즈의 시스템이 도입된 상황이군요. 

이건 앞으로의 프로젝트가 내게 계속 이동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루종이 여기저기 다니다가 결국은 오롬시스템에서 (하아- 비싸죠) 기존 다이어리 2009년도 속지와, 포켓사이즈 시스템을 구입했습니다. 

쿠쿠- 이니셜을 새겨준다고 해서 바로 부탁했습니다.


다른 물건들은 대체로 대충대충하는데 (특히나 옷은요) 왜 이리 다이어리와 펜에는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내일 회사에 가서는 '몸이 안좋아서 쉬었다' 라는 식으로 둘러대야하겠지요. 흠흠.


암튼 간만에 신나게 다이어리보고 돌아다녀서 기뻤던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