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컴퓨터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나는 절대로 얼리어답터가 아니다.
신기한 것들은 좋아라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의 나름 인생이 있고, 이 인생을 통해 끊임없이 삶의 시스템화를 추구해온 나는 나름대로의 시스템이 있고, 좋건 싫건 간에 이 시스템에 기대고 있고 나름 이를 바꾸는데 시간이 드는 것이다.
쉬운 말로 하자면 점점 늙어가는 것이다. 하아-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 도무지 무선이라든지 네트웍이라든지를 믿지 못한다.
아직도 당연히 유선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과 네트웍이 마음이 놓인다.
'아니 당신 맥북에어와 아이폰을 통해 인터넷의 70%이상을 무선으로 하고 있지 않는가?'
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사실 '믿지는 못하나 이용한다' 라는 자세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중이다.
이를 고려할때 내 자료들을 어디인지 물리적인 위치가 파악되지 않는,
그리고 운이 없으면 막 취직한 막내가 건들거리다가 고장나거나,
비용을 절약하겠다고 어느 잘 알지 못하는 나라 한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을수도 있는
그런 소위 네트웍 드라이브에 내 자료를 넣어둔다는 것,
게다가 이걸 푸시를 이용해서 수시로 알아서 (내 관리를 받지도 않고) 데이터를 전송하겠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쓴다는 것은 뭐랄까 기술적으로는 가능해도 정서적으로는 납득이 어려운 것이었다.
특히나 아이클라우드는 내가 자료 이동용으로 즐겨 사용하는 드롭박스와는 달리 애플정신을 이어받아 '내가 다 알아서 할께' 시그이 서비스다. 덕분에 수 많은 애플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아이폰은 '유선'으로 맥과 동기화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혹시나 하는 마음과 약간의 동기화 문제를 해결하는 중에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하기로 마음을 바꿔먹고 작동을 시켰다. 그러자 일단 아이튠즈에서 주소록, 연락처 등등을 동기화 한다는 표시가 사라지고는 혼자서 뭔가를 이리저리 하더니 소위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동기화가 되었다.
뭐랄까 감상은 없다.
아이클라우드 녀석은 알아서 동기화를 해내기 때문에 유선과의 차이를 아직은 느끼지 못하는 중이다.
단지 주소를 추가하고 녀석이 확실하게 일을 하고 있는지 일일히 확인을 하고 있는 내가 아직 불편해하고 있는 중이다.
으음, 이렇게 클라우드로 넘어가는 것인가....